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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9일 CGV용산에서 여러가지 이슈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영화 <극락도 살인사건> 기자시사회가 열렸답니다. 이 날 시사회는 그야말로 기자들로 만원 사례를 이루었는데, 그 현장을 만나러 한 번 가시죠.

무대인사

▲ 영화에 대해 열정적으로 소개하는 프로듀서, "이 영화 정말 힘들게 찍었습니다. 저도 영화에서 카메라 들었습니다."

▲ 박해일 씨가 마이크를 들자 시선이 한 군데로 모이는군요.

▲ 박해일과 박솔미. 꽤 잘 어울리죠.

▲ 성지루 씨의 무대인사는 역시나 영화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 엿보이네요.

▲ 결말 부분에 대한 질문에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를 표방하고 있어서 장르적인 관습을 따랐다. 결말에 대한 것은 관객에게 그 공을 돌리고 싶다."며 말하는 김한민 감독.

▲ 의상에 대한 질문에 "그냥 적은 것도 나름대로 좋다." 라고 말하는 박해일

▲ 영화에 대한 질문에 "전작은 영화를 모르던 단계이고, 이 영화를 통해 많이 배웠어요." 답하는 박솔미

▲ 캐릭터 만들기에 대한 질문에 "영화 들어가기 전에도 고민했고, 들어가서도 주위 배우들과 서로 이야기 하면서 맞췄다."라고 답하는 성지루

▲ 너무 깨끗한 것 아니냐라는 질문에 "영화 찍기 위해 미리 20번이나 선탠을 하고 왔고, 촬영 하루 만에 그보다 더 심하게 태웠는데, 성지루 씨가 너무 까매서 표시도 안나요."라는 박솔미

▲ 주인공들의 포토타임. 세 사람 말고도 14명의 주인공이 더 있답니다.

▲ 눈에 띄는 박해일의 모습

▲ 너무나 눈부신 박솔미

▲ 성지루 씨의 마지막 마무리. <극락도 살인사건> 화이팅!

글ㆍ사진/ 방콕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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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4월 12일 개봉하는 <극락도 살인사건>. 도시를 배경으로 한 기존의 미스테리 스릴러와는 달리 한국적인 정서를 두고 섬을 배경으로 하는 미스터리 스릴러를 지향하는 영화다. <살인의 추억>, <혈의 누>의 계보를 잇는 미스터리 영화 <극락도 살인사건>의 제작보고회를 다녀왔다.


 

제작보고회 포토 스케치

▲ 지난 3월 12일 오후 2시 CGV압구정에서 <극락도 살인사건>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김한민 감독, 배우 박해일, 박솔미, 성지루.

▲ 영화가 실화냐 아니냐의 질문에 답하는 김한민 감독. 김한민 감독은 "고등학교 시절인 86년 당시에 살았던 순천으로 도서 지역에서 많은 학생들이 유학을 오곤 했는데 그때 들은 흉흉한 소문과 이야기가 매우 인상적이었고 마침 추리, 미스터리를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을 때, 자연스레 그때 기억이 떠올라 만든 영화"라고 답했다.

▲ 박해일은 "<살인의 추억>과 <괴물>에 이어 이 영화 역시 물과 함께 하는 씬이 많아 물과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것 같다" 고.

▲ "박해일씨와 함께 영화를 찍는 것이 로망이었는데 이루어져서 너무 기쁘고, 찍고 난 뒤에도 제게는 여전히 로망"이라며 너스레를 떠는 박솔미.

▲ 송강호와 절친한 관계인 박해일에게 <우아한 세계>와 비슷한 시기 개봉에 대한 소감을 묻자 "경쟁 관계에 대한 생각은 들지 않고 둘다 한국영화니까 함께 화이팅 하기로 했다"고.

▲ "장르가 추리 영화인만큼 관객과 함께 추리할 수 있는 영화가 되길 희망한다"는 박해일

▲ "영화를 찍는 데 있어 자연과의 싸움이었고, 스탭들이 너무 고생이 많았다"며, "그분들의 공이 헛되지 않도록 되었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힌 성지루

▲ "이 자리에 함께한 박해일, 성지루, 감독에게 다들 감사해요", 박솔미

▲ 말쑥한 차림으로 포토라인에 선 성지루

▲ 단아한 차림의 박솔미

▲ 한국적인 정서에 바탕을 둔 <살인의 추억>, <혈의 누>와 계보를 잇겠다는 <극락도 살인사건> 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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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3월 10일 CGV압구정에서 열린 <좋지아니한가> 정윤철 감독과의 대화 시간에 맞춰 두 번째 만남을 하게 되었다. 지난번과 같은 기자들의 대화가 아닌, 관객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기에 다시금 영화 함께 보기를 택했다.

영화 상영에 앞서 정윤철 감독이 남긴 “다른 영화들의 점유율이 높아지는 가운데 어쩌면 다음 주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말과 함께, 그의 영화를 보는 데 있어 즐거운 마음으로 보게 된 영화. (실제로는 얘기한 일주일이 지난 지금도 계속 상영중이다.)

◆ <좋지아니한가> 정윤철 감독의 관객과의 대화

Q. 극중 박해일이 만든 영화 속에 등장하는 춤과 노래가, 후반부 싸움에서 나온 ‘춤과 노래’와 상관관계가 있는지?
A.
그 노래와 춤은 ‘마카레나’다. 그 노래를 쓴 이유는 우선 극중에 등장하는 원시시대의 어이없는 단편영화에 어울렸기 때문이고, 후반부에 나오는 가족의 난장판 싸움은 내 인생 경험으로 미루어 보면, 원래 싸움이란 게 어이없는 경우에 발생한다고 생각해서 넣었다. 그 부분에 있어 ‘마카레나’를 삽입한 이유는 원시시대나 지금의 현실이나 별반 다를 바 없다는 것을 그리려 했다.
가족이란 원시시대 최초의 사회 집단이고, 집 역시 원시시대의 가족이 맹수를 피하기 위해서 돌아오는 장소로 보았다. 요즘은 사람들이 가족이나 집을 너무 어렵게 보는 것이라 생각했고, 그것이 실은 힘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했다. 나는 외부의 위험으로부터 지키는 것이 바로 가족이라고 봤다. 뿔뿔이 흩어져서 오는 것. 또한 같이 사는 사람이 아마도 진정한 가족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서이다.
또 하나의 측면에서 보면, ‘마카레나’는 과거와 현실을 이어주는 의미로 택한 것이다.

Q. 영화가 <심슨가족>을 연상하게 하는데, <좋지아니한가>로 한 이유는 무엇인지?
A.
처음에는 <좋지아니한가>로 했다가, 중간에 <좋지아니한가>에 나오는 영문제목으로 바꾸어도 보았다. 그 때, <심슨가족>과 비슷하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그래서 다시 <좋지아니한가>로 바꾸었다. 난 <좋지아니한가>란 제목 앞에 괄호가 있는 게 아닌가 했고, 나름대로 여러 가지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보았다.
가령, ‘(함께 사니) 좋지아니한가’, ‘(서로 사랑하니) 좋지아니한가’, ‘(머리가 커도) 좋지아니한가’처럼.
덤덤하며 무뚝뚝하게 살다가 위기에 처한 가정과 그 모습을 누구보다 싫어하는 용선이 있다. 극중 용선이 하는 말은 누구나 생각하는 질문이라고 본다. 이러한 가족이 위기에 처했을 때 구원해주는 건 바로 덤덤함이다. 결국 서로를 덤덤하게 인정해주는 것이 바로 중요하며, 그것이 실은 부족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들이 싸우는 행위는 서로를 이해하는 것이기도 하며, 서로를 지키기 위한 것이기에 그 결론을 싸움으로 표현했다.
인간이 인간을 이해할 수 있는 게 힘든 것이 아니라,
인간이 인간을 이해하기보다 인정할 수 있는 것이 힘든 것이다.
가족, 친구에 대해 서로 인정하는 것이 좋지 아니한가,
이게 잘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지 않는가.

Q. 후반부 ‘마카레나’가 흘러나오는 부분에서 창수가 아내에게 사실을 고백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 부분에서 창수의 회상을 통해 달빛을 받아 변화가 생겼음을 연상케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것은 어떻게 된 건지?
A.
창수가 달빛의 음기를 받아서 회복되는 것이 의도였고, 그것은 인생에 있어서 작은 시험과 이를 통과한 과정에 대해 인간에게 주는 선물로 보았다. 결국 달이 주는 선물로 회복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장면에서 아내에게 거짓말을 한 건, 창피함을 택함으로써 아내에 대한 사랑을 표현한 아주 색다른 방식이었다고 본다.

Q. 기쁜 소식이라고는 하지만, 그건 남자로서의 불구라는 점을 인정하는 건 아닌지?
A.
그렇다고 해서, 그 상황에서 기쁜 소식을 그대로 전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지 않는가. 좌우간 이 영화는 보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달라진다고 본다.
다수의 캐릭터들이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영화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에서는 여러 캐릭터가 하나로 연결되지만, 이 영화는 각자의 캐릭터가 병렬적으로 진행된다, 물론 이 영화도 나름대로 큰 에피소드는 있지만, 각각의 캐릭터 위주로 나아가기 때문에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려 한다면 엉키기 마련이다.  


Q. 다양한 인물이 등장하는 영화 치고는 캐스팅이 화려하다. 힘들지 않았나?
A.
무엇보다 이 영화에서 누가 주연이고, 조연이라고 생각지 않고 자기 이야기라고 생각하게 했다. 까메오든, 우정출연이든 스타들이 하겠다고 하는데 말릴 수는 없지 않는가. 영화의 앙상블을 만드는 것은 내 몫이다. 영화를 촬영하면서 영화의 밸런스 맞추기, 앙상블을 걱정했는데 그나마 나름대로 밸런스가 잘 맞아서 다행이었다.
김혜수는 시나리오 보고 결정했었다. 어제는 <타짜> 촬영하고 오늘은 <좋지아니한가> 촬영했다. 그 쪽에선 이대 나온 여자 역할하고, 이 쪽에선 이대 못 나온 여자 역할 하는 걸 보면서 연기력에 정말 놀랐다. 예전에는 ‘김혜수는 비록 예쁘긴 하지만, 내 스타일 아니다’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영화를 하면서 김혜수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해 내 생각이 바뀌었다.
박해일은 평소의 모습을 내가 잘 알고 있어서 줄곧 그를 관찰해 왔었다. 특히 실생활에서 보이는 그의 묘한 눈동자를 영화 속으로 끌어내도록 노력했다. 개런티도 적게 받아서 모범적인 사례였다.

Q. 다시 보면서 드는 생각은?
A.
이 영화는 덤덤한 모습을 지켜보고 싶었고, 그런 의미에서 여러모로 많이 자제했다. 평소에 스타일 있는 영화도 좋아하고 오래 찍기, 커트, 클로즈업 등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그리고 덤덤한 가족을 바라볼 수 있는 위치를 찾기 위해 노력했고, 그런 페이스에 맞추어 편집 작업을 하려 노력했다. 물론 스타일적인 고민이 있었지만, 처음 생각한 그대로 끌고 나가 시나리오의 느낌을 살리려 했다. 그래서 인물들의 표정을 좀더 잘 보이게 하기 위해 조미료를 치거나 하지 않았다. 보고 나서 커트, 클로즈업을 더 쓰고 했다면 배우를 더 살릴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인위적으로 다가가기보다는 옆에 서 있는 느낌으로 차분히 다니면서 가족의 일부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다.

Q. 시나리오에는 있는데, 영화에서 삭제된 것은 없는지?
A.
극중 정유미의 캐릭터 촬영 분량이 많이 삭제되어 아쉽다. 원래는 창수가 그녀를 구하게 된 이유가 있는데, 그 이유는 창수가 옛날에 사귀었다가 세상을 떠난 여자친구와 많이 닮아서였다. 그 에피소드를 찍던 도중에 천호진과 정유미 두 사람이 등장하는 씬은 도중에 찍다가 말았다. 왠지 찍으니 너무 안 어울렸다. 또 하나의 이유라면, 창수라는 캐릭터가 설명되면 될수록 캐릭터성이 떨어지는 것이 이유이기도 하다.
영화 속 창수라는 캐릭터는 영화 <오아시스>에서 끝까지 이야기를 하지 않는 그 때 그 캐릭터 같은 것이다. 자기가 끝까지 말 안 하면서 마음만 있으면 되는 캐릭터 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마지막 하천 씬을 보면 격한 상황에서 순간 폭발하는 것, 비록 가족에 대해 따스한 것은 없지만 한번에 터뜨려 주는 것이 바로 그런 것이 아닌가 한다.
할리우드의 유명한 제작자의 말에 인용하면, ‘로버트 드 니로에게 시나리오를 맞추는 것이지, 시나리오에 적힌 대로 로버트 드 니로에게 연기를 요구하는 것은 바보 짓이다.’ 라는 말이 있다. 그런 말처럼 배우에게 시나리오를 맞추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본다.
영화 <히트>에서 보면 알 파치노와 로버트 드 니로가 함께 등장하는데, 메인 플롯, 서브 플롯이 각자에게 존재하고 있다. 서브 플롯에서 알 파치노의 경우는 로맨스가 사는데, 로버트 드 니로는 전혀 안 산다. 그런 것들이 배우에 맞게 맞춰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생각하게 하는 일화라고 본다.
원래 시나리오 단계에 창수 역은 더 소심했지만, 천호진이란 배우가 맡으면서 덜 소심한 느낌으로 보이도록 그렸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시나리오에 있는 창수란 캐릭터를 중간에 포기하고, 배우에 맞게 시나리오를 바꾼 것이다.

Q. 영화를 촬영하면서 힘든 점이 있었다면?
A.
볼 때는 아주 평범해 보일 지도 모르지만, 실제 영화를 촬영하는 데 있어 앵글 하나 하나에 온 힘을 기울였다. 영화나 드라마를 일정 공식에 맞춰 촬영하면 쉬운데 그렇지 않으면 매우 힘들다. 이 영화는 덤덤하고 일상적인 판타지 영화를 지향했는데, 일상적이고 몽롱하며 떠 있는 느낌을 고민하면서 이를 한 듯 안 한 듯 만드는 것이 그렇게 힘든 것인지 몰랐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는 여러 명의 캐릭터를 튀지 않게 하는 점이 제일 힘들었다.
<말아톤>이 한 명의 마라톤이었다면, <좋지아니한가>는 9명의 마라톤이었다. 결국은 페이스메이커가 1명이 아니라 9명이란 점이 다를 뿐이라고 본다. 영화를 찍는 게 중간 중간 퍼즐을 맞추는 것 같아 촬영하기 힘들었다.
내가 생각하는 인생은 인생에 올인하지 말고 사랑, 일에 올인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인정해줄 것은 인정하면서 덤덤하게 사는 것, <말아톤>에서의 초원 엄마가 했던 행동 같은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천천히 덤덤하게 인생을 봐주는 시선을 그리고 싶었고, 덤덤하게 살며 인생을 올인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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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의 천재라고 불리는 알레한드로 조도로프스키 감독이 자신의 영화 <홀리 마운틴>과 <엘 토포>의 3월 15일 국내 정식 개봉을 맞아 내한했다.
개봉에 앞서 지난 3월 8, 9일 양일 간 일반관객을 대상으로 프리미어 유료 시사회가 열렸는데, 필자가 찾아간 8일 시사회는 그의 영화에 대한 관심을 지닌 관객들로 객석이 가득 채워져 있었다.

이 날 <홀리 마운틴>이 상영된 후, <엘 토포> 상영에 앞서 알레한드로 조도로프스키 감독이 참석한 관객과의 대화 시간이 열렸다.

◆ 관객과의 대화 내용

사회자: 지금부터 알레한드로 조도로프스키 감독님과의 대화 시간을 시작하겠습니다.

Q. 영화 <홀리 마운틴>을 보면 수많은 종교에 관한 모습이 나와서 어떤 측면에서 보면 종교 모독이나 해석하기 난해함이 엿보이는데 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A.
난 전혀 그럴 의도는 없었어. 그리고, 종교에 대해 신실한 감정을 지니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런 생각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봐. 더군다나 난 신을 감히 해하려는 자가 아니야. 그래서, 다들 이 영화를 가지고 옳다, 아니다 라고 보는 걸지도 모르지. 난 이 영화를 보고 다들 이성을 찾기를 바랄 뿐이야.

Q. 옛날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영화 전반에 보이는 미술적인 요소들이 현대 영화들에 뒤지지 않을 만큼 뛰어난데, 대체 어떻게 해서 만든 건지?
A.
그 당시 내가 카메라 한 대 가지고 찍었거든. 그래서, 찍기 너무 힘드니까 여러 가지 많이 시도해본 거 같아. 영화 속에서 회전하는 장면 있었잖아. 그 장면은 끈을 카메라에 묶어서 끈만을 사용해서 촬영한 거거든. 영화 데코레이션도 모두 내가 직접 한 거야.
동물들을 찍을 때는, 동물 사육사에게 돈 주고 밤에 몰래 데리고 와서 촬영했었고, 경찰은 경찰 옷을 배우에게 입혀서 촬영했어. 그걸로 진짜로 차 통행 막고 촬영한 적도 있는걸. 그래서, 난 영화의 매 장면을 도망치듯이 찍었던 기억이 나.
헬리콥터 씬도 실은 내가 무허가로 운전해 촬영했고, 영화에 등장하는 백만장자, 거미, 호랑이들 모두 진짜야. 영화 찍으면서 제일 두려웠던 건 바로 호랑이를 만진 일인데, 호랑이를 만지는 일은 매우 괴로운 일이야. 인생에서 한번쯤은 호랑이를 만져볼 필요가 있다고 봐. 그래야 비교할 수 있을 거야. 그러지 않으면 이해 못할 걸. 뭐 가끔 여자친구를 만지는 것이 호랑이를 만지는 것과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니까 경험해 보라구.

Q. 영화를 보면 정말 생각이 너무 독특한 것 같은데,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지?
A.
그야 내 머리가 외계인 머리 같아서 그래.(웃음)

Q. 영화 속에 부인과 자제 분들을 많이 등장시키는데, 그렇게 한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자제분들 근황도 알려 주실 수 있는지?
A.
이 영화에 등장하는 부인은 전 부인이고, 지금은 베트남계 프랑스인인 아내와 살고 있어. 물론 연기를 시키고 싶은 생각은 있는걸. 그리고, 내 자식들이 나를 잘 따라서 시키면 다 해. 영화 찍을 때, 배우들하고 하니까 이런저런 제약 조건이 많아서 말이야. 실제 영화 속에 등장하는 배우의 계약 조건에서 물에 들어가는 촬영 장면에 대해 40Cm 밖에 못 들어간다는 조항이 있었거든. 그러면 무릎까지밖에 못 들어가잖아. 그것 때문에, 그 친구를 물에 넣으려고 온갖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촬영해봤는데, 내 자식들은 그럴 필요가 없어. 시키면 다 하거든.

Q. 영화 속 대사에서 ‘뭘 놓치고 보는 지도 모른다.’ 란 대사가 인상 깊은데, 만일 감독님이 2~30대로 돌아갈 수 있다면, 놓치고 싶지 않은 건 무엇인지?
A.
지금 내 아내와도 나이 차이가 많이 나. 우리에게는 본질적으로 두뇌, 기술, 감정, 성, 육체 등의 부분으로 나뉘어 지고 있거든. 30대에는 육체적인 면과 성적인 면이 아무래도 제일 건강한 것 같아.
지금의 난 감정적인 면은 아직도 젊어. 이따금 8세, 10세, 15세로 돌아가는 것 같기도 해. 그래서, 난 두뇌와 감정은 그 무엇과 바꾸고 싶지 않아. 다만 내 몸은 바꾸고 싶어. 성은 인삼 많이 먹으면 건강해 지기도 해.
변화도 있겠지만, 늙는다는 건 바보로 되어가는 과정과도 같아. 그건 바로 두뇌가 한계를 알아가는 거라고 봐. 근데 내가 일하는 데에 있어서 두뇌는 점점 열린 생각을 하거든. 그러니, 두뇌를 사용하면 쇠퇴는 없어. 지금이 오히려 30대보다 더 많은 것들을 보거든. 다 이해했어. 결론적으로 말하면, 희망은 누구에게나 있다는 말이지.

Q. 20년 전부터 감독님의 팬이었다. 영화를 보면 다양한 텍스트와 심볼을 지니고 있다. 이런 건 모든 걸 다 알고 표현해야 하는데, 어떻게 그리 자유자재로 표현할 수 있는지?
A.
내가 기적적으로 5살 때 칠레 북부에 인구래봐야 2천명 남짓한 곳에 살았는데, 그 곳이 볼리비아 촌이었거든. 거기에 나만 혼자 러시아계 백인이었지. 대개 그 곳에 사는 이들의 코는 작은데, 내 코는 커서 피노키오라고 불렀지. 그 때문에 당시에 친구가 없었어. 그래서, 난 도서관에 박혀 모든 걸 섭렵했지. 모든 건 책을 통해 배웠어. 지금도 난 집에서 책만 읽어.
아버지는 무종교에 스탈린을 신봉하는 사회주의자였거든. 그래서 수염이나 의상이 스탈린 스타일이었지. 그나마 천만다행인 것은 할아버지가 간디 스타일이라 조화가 잘 된 편이야. 안 그랬다면 정말 위험했을 거야. 그래서, 종교적 아스피린은 없는 편이야.
난 4살 때부터 두려움이 많이 느끼는 편이었어. 그래서 혼자 사는 걸 무서워하는 편이야. 그게 40세까지 계속 되었어. 어두운 것이 두려워 어두우면 자지 못해. 그래서, 결혼도 한 거야. 무서워서 고양이와 개도 키웠지.
모든 종교에 대해 공부했어. 기독교를 시작해 유대교, 이슬람교, 힌두교, 중국의 맹자, 티벳을 돌아다니며 배웠어. 마지막으로 영국에서는 점성술과 연금술을 배웠지. 그렇게나 많이 배웠는데도 계속 안절부절 못하는 거야. 그러니 화가 나서 지치는 거야.
이제 그만하자. 죽어버리면 끝이야. 이제 사는 것만 생각하자. 사는 것만 걱정하자. 그 자리에서 일어나서 인생을 다시 보게 되었어.
이제 난 아이팟으로 변했어. 나도 이제 아이팟이 되니까 모든 것이 리얼해진 거야. 하나에 모든 것을 하자.
내가 하는 모든 것을 집적 풀어보게 된 거야. 난 예술이 사람을 치료하기 위한 거라고 보거든. 그래서, 난 치료하기 위한 테라피로써 매주 수요일 타로점을 봐주며 사람들을 치료해주고 있어. 2년 전에 내가 한 사람을 만났거든. 그 사람은 처음에는 무력해 보였는데, 내게 지속적으로 치료를 해주었거든. 지금은 임신도 했어. 이러면 내가 <홀리 마운틴>에서 한 것을 이루어내었다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통역가를 바라보며) 사실 내가 아무 말이나 하는데, 실은 이 사람이 죄다 지어내고 있는 거야. 농담입니다. (웃음)

Q. 인터뷰 기사를 보니 한국영화를 좋아한다고 했는데, 감독님 영화를 보니 김기영 감독님이 생각이 나서 그러는데, 그 분의 영화를 본 적이 있는지?
A.
사실 한국 이름이 너무 어려워. 난 사실 영화 제목과 내용 이 정도만 기억하고 있어. 내가 하루에 DVD로 영화 한 편을 보거든. 파리에 있는 차이나타운 DVD 판매상과 친해. 그래서, 한국 DVD는 모두 구해다 보고 있어. 최근에 보는 영화 중 인상적인 한국영화는 <한반도>, <왕의 남자>, <올드보이>,<친절한 금자씨>, <괴물> 등이 있어.
그 중에서 <괴물>은 친구들이랑 함께 영화를 봤는데, 괴물이 나올 때마다 ‘뷰티풀!’ 하고 박수를 쳤어. 오히려 난 괴물이 더 좋던 걸. 괴물이 직접 느껴지는 거 있지.  
김기영 감독 영화는 잘은 모르지만, 아마 내가 본 것 같아. 내 생각에는 한국영화라서가 아니라 한국영화가 현재 세계에서 아름답고 흥미로운 영화이기 때문이지.(관객의 박수)
감사합니다.

Q. 영화 속에 마임이나 움직임이 많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도 있는데, 차기작에 대해 현재 트레이닝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감독님의 손을 보고 싶다.
A.
마임만 약 10년 가까이 했지. 이외에도 다양한 마임 제작과 각본을 쓰기도 했어. 내가 맨 처음 한 마임들을 보여주지. (직접 마임을 해보이며) 보이지 않는 유리, 마이클 잭슨의 그 스텝도 실은 내가 맨 처음 했어. 어때? (관객들의 박수)
<성스러운 피> 이후 3년 동안 아들인 악셀을 마임 학교에 보내 완벽하게 배우도록 했어. 어제 내가 <난타>라고 좋은 걸 하나 봤는데, 칼로 내리치고 스윽 미는 제스처 있잖아. 그게 정말 인상적이었어. 마임은 내가 안 하고 아들에게 시킬 예정이야. 나에게 있어 가장 좋은 운동은 마음에 드는 이성을 곁에 두기이지.
차기작은 아무래도 감독과 연기 모두 다 하는 건 힘들 것 같아. 그것 말고도 데코레이션, 음악 등을 다하기 때문에 더 힘들지. 연기는 힘들고 고된 것 같아. 일단 차기작은 올 연말에 들어갈 예정이고, 일반인들을 기용할 예정이고, 배우 기용은 안 할 생각이야. 이제는 배우보다 일반인이 더 중요한 것 같은 생각이 들어. 그게 틀린 생각일수도 있지. 한편으로 이런 생각도 들지 뭐야. 살살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잖아. 굳이 완벽성을 추구할 필요성도 없는 것 같아. 때론 NG가 나는 것도 좋잖아. 그냥 원하는 거만 하면 되지 뭐.

사회자: 이상으로 알레한드로 조도로프스키 감독님과의 대화 시간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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