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 이 글은 YES24영화 [마니아페이퍼]란에 올려지는 기사입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는 금하오니 양해 바랍니다.

 

 

지난 4월 23일 CGV용산에서 오는 5월 10일 개봉 예정인 일본 영화 <내일의 기억>의 기자시사회가 열렸답니다. 이 날 기자시사회에는 이 영화 프로듀서이자, 주연으로 출연해 화제를 모은 와타나베 켄 씨가 내한하여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그래서인지 CGV용산 곳곳마다 <내일의 기억>으로 도배되어 있다는 인상을 받을 정도였답니다. 자, 그럼 <내일의 기억> 기자시사회 그 현장 속으로 한 번 가 보실까요.

무대인사 및 기자간담회

▲ 한국 관객과의 첫 만남이지만, 관객들을 위해 우리말로 무대인사를 하는 모습, 정말 인상적이었답니다.

▲ 질문한 곳을 쳐다보는 와타나베 켄

▲ 언제나 진지한 모습

▲ 답변 역시 진지 그 자체입니다.

▲ 플래쉬 세례에 눈이 부셔 그만 눈을 감은 와타나베 켄.

◆ 간담회 이야기

평소에도 수행원이 없이 혼자서 티켓팅을 하는 것으로 화제를 모은 것에 대해 어김없이 질문이 나오더군요. 와타나베 켄 씨는 평소에도 혼자서 티켓팅을 하곤 한다는군요.

처음 방한한 것에 대한 질문에 "장모님이 부산 출신이어서 지금도 장모님과 아내가 성묘를 드리기 위해 가끔씩 한국을 찾는다"며 한국과의 인연을 소개하시더군요.

한국에 온 소감에 대해서는 생각보다 매우 가까운 곳이라는 느낌과 한편으로는 생각보다 먼 외국이라는 느낌이 공존한다고 합니다.

일본 배우로는 드물게 일본과 할리우드에서 인정받고 있는데 대해 배우로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역으로 이 영화가 한국영화와 싸울만한 영화인지 한 번 묻고 싶다."며 기자들에게 돌발 질문을 하는 와타나베 켄 씨. 정말 매력 있더군요.

와타나베 켄 씨가 말하는 "배우"는 블록버스터 영화든 인디 영화든 상관없이 한 "인간"을 연기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영화의 규모 자체가 배우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고, 인물을 표현하는 부분에 있는 만큼 할리우드나 일본영화 모두 연기를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같다고 하시는군요.

제작 동기에 대해서는 이 작품이라면 세계 어디서든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생각하셨다는군요.

처음 원작 소설을 읽었을 때, 마음 속 무언가 강한 기운과 함께 가슴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고 합니다. 영화에서도 그러한 따뜻한 온도가 식지 않고, 한편으로 크게 부풀려지지도 않고, 있는 그대로 전달되기를 바라왔다고 합니다.

백혈병을 앓은 경험이 알려져서인지 그에 대한 질문도 끊이지 않았답니다. 영화에 도움이 되었냐는 질문에 대해 "백혈병을 앓았던 경험이 이 영화를 선택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는 것을 처음에는 자각하지 못했지만. 첫 촬영 장면이 진료실에서 알츠하이머라는 병을 선고 받는 장면을 찍는 순간 비로소 남들에게 말하지 못했던 저의 마음속 상자가 열리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고 하시더군요.

병에 대한 질문에는 상당히 조심스러워 하시면서 한편으로, 부모님의 일화를 떠올리며 "자신의 모델이 바로 곁에 있었음을" 라는 생각을 했다고 하시더군요. 원작을 읽고 깊은 감명을 받았던 건 아마도 자신과 가족의 이야기가 무의식적으로나마 반영이 된 건지도 모른다고 하시더군요.

흔히들 ‘병’을 소재로 다룬 대다수의 영화나 영화들이 드라마틱한 부분을 강조하고 절정에서 관객들을 울리곤 하는 것에 반해, 이 영화를 통해 아픔과 슬픔을 넘어선 일상을 그리고 싶었다고 하시더군요. 단순히 ‘병’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이를 뛰어넘어 존재하는 일상의 유머도 보여주고, 하루하루를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말하고 싶었다고 하셨답니다.

영화를 통해 와타나베 켄 씨에게 가족과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냐는 질문에 대해 연기하는 자신뿐만 아니라 감독, 스탭, 부인과 딸, 직장 동료로 출연하는 모든 배우들이 각자 자신의 입장에서 삶을 돌아봤던 일화를 얘기하며, 관객도 이 영화를 통해 자신의 인생과 가족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하시더군요.

부인으로 나온 ‘히구치 카나코’와의 호흡에 대한 질문에 처음부터 이 역할에 어울리는 배우는 오로지 히구치 카나코밖에 없었다고 생각하셨다고 하시더군요.

극중 중국집에서 사위와 함께 하는 식사를 하는 장면에서 서로 테이블 위에서 히구치 카나코와 눈이 마주쳤을 때 "우리는 25년을 함께 살았구나" 라고 느꼈고 정말 부부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회상하시더군요.

소재 면에서 <내일의 기억>과 <내 머리 속의 지우개>와 연관성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먼저 <내 머리 속의 지우개>를 칭찬하고 난 뒤, 두 영화에 대해 이야기 했는데요.

<내 머리 속의 지우개>과 <내일의 기억>이 공통적으로 부부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20대 부부의 이야기와 40대 부부 이야기는 그 온도와 무게감에서 많이 다르다고 두 작품과의 차이점을 이야기 하더군요.

실제 환자와 그들의 가족들이 이 영화를 보고 "왜 이렇게 표현했지" 하는 반응과 함께 차별이나 오해의 소지를 갖게 하는 것은 피해야 된다고 생각해 적잖게 고민을 많이 했음을 이야기 하더군요.

한국영화에 대한 질문에 경애하는 송강호 씨를 포함, 봉준호 감독님, 한국의 영화 제작진이 매우 훌륭하다고 말했다. 이제는 나라와 국경을 넘어 감독과 배우, 스탭들이 영화를 함께 만들 수 있는 시대인 만큼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함께 일하고 싶다는 감정을 숨기지 않았답니다.

제목인 <내일의 기억>이 모순적이라는 질문에 모순이라 답하면서 그 이유에 대해서는 라스트 씬은 영화의 결말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아주 작은 희망처럼 사소하고 작고 간단해 보이는 것들이 바로 "내일"과 "기억"을 연결해 주는 매개체이라고 하면서 스포일러를 피해가는 모습 역시 인상적이었답니다.

극중 도예작업 촬영 장면에 대한 질문에 도자기를 만드는 장면에 대해서 도예 전문 선생님으로부터 특별히 감수를 받아 촬영 전에 따로 특별지도를 받았다고 하시더군요. 도예작업에 대해 인간도 이와 같은 도자기와 같아 사람도 살아가면서 괴로워하고 약해질 때도 있지만 사람이 살아간다는 삶의 의미는 변하지 않는 점에서 도예는 이 영화의 그러한 메시지를 잘 표현하는 매체라고 생각하시더군요.

최근 일본 내에서 불고 있는 일본영화의 흥행에 대한 질문에 첫 번째로 인디 영화를 만드는 분들이 의욕적으로 영화를 제작하면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는 점과 두 번째로 일본 영화계가 "관객이 들기 위한 작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좋은 작품"을 만들면 저절로 관객이 따라온다고 인식의 변화를 요인으로 꼽았답니다. 하지만, 아직 일본 영화의 르네상스가 아닌 스타트 라인 정도에 있다고 보시더군요.

마무리 인사로 무대인사 때처럼 한국말로 "많이 응원해 주세요. 감사합니다."로 마치시는 모습에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오더군요.

 

 

글ㆍ사진/ 방콕맨

저작권자 ⓒ YES24.(www.yes24.com)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방콕맨 | 평소에는 어디든지 방콕하지만, 영화를 볼 때만큼은 영화관에서 사는 이. 방콕맨입니다.

728x90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