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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적인 이야기를 다루면서 왜 하필 <포도나무를 베어라>인가, 라는 제목 자체에 물음이 들어 보게 된 영화.

<포도나무를 베어라>의 볼거리

- 종교적 구원, 그 근원을 논하다.
이 영화는 카톨릭 자체가 말하는 구원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신학생, 수녀, 신부, 수사 등 저마다 자신의 방식을 택하여 자신의 종교적 신념을 통해 힘들어하는 중생을 종교의 힘으로 구원하고자 한다. 그리고 고뇌하는 이들을 구원하는 데 있어 몇 가지 물음을 던진다.

종교인이니 단순히 기도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가?
힘들어하는 중생과 같은 입장이 되어서 그들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난 뒤, 그들을 위해 기도해야 하는 것이 해결책이 아닌가?

이 두 가지를 논점으로 하여 영화는 지속적으로 시험에 들게 한다.

여기서 나오는 모든 이들은 그러한 시련과 고난의 길을 거치고 이를 극복함으로 인해 비로소 진정한 깨달음과 구원을 얻을 수 있게 된다. 비록 그 방법이 자신의 명예와 같은 겉치레를 던진다 하더라도 신념이 있다면 그것 하나로 구원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비단, 이 영화의 배경이라고 할 수 있는 카톨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모든 종교적인 구원, 그 근원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 나, 그리고, 모든 이들에 대해 얘기하다
영화의 내러티브는 단순히 주인공을 중심으로 보여지지만, 그를 바탕으로 하여 수많은 이들이 서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구원에 대한 입장과 신념, 엇갈림 등을 보면 실은 주인공의 모습이 단순히 그 자신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와 만나는 모든 이들이 바로 그와는 상황과 모습을 달리한 또 다른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나와 너 사이에 있는 거리만큼
그 거리감을 떼어내면
실은 본질적으로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다.
결국 '나가 너이고, 너가 나이다.' 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을 이해하는 데 있어 그러한 것에 대해 본질적으로 이해하고
사람을 타인의 범주에 놓고 논하기보다는
바로 나 자신이란 범주에서 논한다면
결국은 서로를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물론 이 역시 받아들이는 이들에 따라서 어떻게 다른 모습으로 보일지는 모르지만, 정작 그 깨달음이라는 것은 자신으로부터 오는 것이 아닌가 한다.

<포도나무를 베어라>의 아쉬움

- 압축적이며, 간결함에서 오는 갑갑함
이 영화에서 보여지는 것들을 보면 매우 압축적이다. 어떠한 결과가 나왔기에 힘들어하는 이들을 구원했다는 하나의 영상을 보여주기보다는 그 이후의 일을 통해 전할 뿐이다. 아마 이러한 점이 보기에 갑갑함을 주기 쉽다고 본다.

그 부분에서 감독 스스로 대중과 호흡하기보다는 그 자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 너무 강한 탓에 이를 이해하는 범위만큼이나 달라 보이기 쉬운 영화라고 본다.

<포도나무를 베어라>를 보고

- 구도, 그 깨달음에 대해 얘기하다.
이 영화에서 말하는 종교적인 구원은 그저 기도 하나로만 되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종교인이라고 해서 권위에 의지한 기도는 그저 말에 불과한 것일 뿐 진심이라고는 볼 수 없다. 영화에서처럼 상대방에 대해 같은 입장이 되어서 서로에 대해 이해하고 진심으로 기원하는 마음으로 기도했을 때 비로소 그 이상의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비단 특정 종교에 해당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모든 종교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본다.

예식과 같은 겉치레를 중요시하기 보다는 내면에 깃들여져 있는 그 마음이야말로 진정한 구도자로서의 자세가 아닐까 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이 영화는 단순히 카톨릭을 다루고 있다고 해서 단순히 카톨릭만을 위한 영화로 보기보다는 종교적인 믿음과 행동에 대한 그 자체에 대한 모든 것을 담은 영화로 기억된다.

글/ 방콕맨

저작권자 ⓒ YES24.(www.yes24.com)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방콕맨 | 평소에는 어디든지 방콕하지만, 영화를 볼 때만큼은 영화관에서 사는 이. 방콕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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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나무를 베어라> 기자시사회에 갔답니다. 같은 날 기자시사를 하는 <복면달호>는 왠지 사람이 많을 것 같기도 하고 해서 일부러 청개구리가 되어서 <포도나무를 베어라>를 찾아봤습니다. 이 날 주니준이와 태공 님과 함께 영화를 보았는데, 아쉽게 태공 님은 먼저 자릴 뜬 탓에 둘이서 또 뒷담화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1. 영화에 대해 논하다

방콕맨: 이 영화 어때?
주니준이: 너무 어려워요! 종교영화라고 봤는데,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아요. 간담회 때 뭔가 얘기해줄 것 같았는데, 그렇지 않아서...
방콕맨: 음, 난 종교영화가 아니라 구도와 깨달음의 영화라고 봤는데... 예전에 안성기 씨가 나온 영화 <꿈>이라고 있거든. 그 영화와 닮은 구석이 많아서인지 그렇게 받아들여졌어.     

주니준이: 그래요? 그 영화 난 처음 들어보는데... 참, 영화 어떻게 보았어요?
방콕맨: 종종 난 에피소드 위주로 보기도 하거든. 영화에서 카톨릭대학교 이야기, 주인공 이야기, 신부 이야기 하나하나가 따로 움직이긴 하지만, 실은 같은 흐름이잖아. 표면적인 모습을 보면 그랬어.
주니준이: 그렇게 보면 그런데... 암튼 무지 힘들어요.
방콕맨: 그런가...

주니준이: 형이 말한 표면적인 건 이해가 가는데, 왠지 부족해 보였다고 할까요.
방콕맨: 나야 예전에 불교 쪽에 관심이 있어서 거기에 명언 중에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고 있거든. 모든 건 마음으로부터 비롯된다는 말인데, 이 영화에서 그게 잘 표현되었다고 봐. 발표회 때랑 생일파티 씬을 보면, 두 친구들이 얘기하는 부분에서 기도에 대한 두 가지 측면이 잘 드러났잖아. 그게 이 영화에서 계속 던지는 질문이잖아.
주니준이: 하긴 그렇게 보면 그러네요. 하지만 영화가 너무 설명이 없어요.
방콕맨: 그렇지만 난 꼭 그런 건 아니라고 봐. 이걸 다 설명하려 했다면 전형적인 종교영화가 되었을 거야. 그러지 않고 이야기를 압축해서 보여주니까, 오히려 좋았다고 봐.

주니준이: 거기다 핸드헬드 방식으로 찍은 장면이 심리묘사인 건 알겠는데, 불편했어요.
방콕맨: 그건 나는 좋아하는데...
주니준이: 대개 액션영화 같은 데에서야 좋긴 하지만, 그게 보여지니까 왠지 눈이 아프다고 할까. 좀 그랬어요.
방콕맨: 그래도 이 영화보다 심한 것도 얼마나 많은데...
주니준이: 형이야, 책이나 이런 거 저런 거 많이 봐서 그럴지는 모르지만 난 아닌데. 암튼 이건 너무 머리 아파요! 나 이건 리뷰 못 써! 형이 써요!
방콕맨: 그런...

2. 배우에 대해 논하다

방콕맨: 그럼 영화 말고 배우는 어때? 주인공인 서장원 말이야.
주니준이: 또 뒷담화로 쓰려고 하는구나. 질문 패턴이 비슷해.
방콕맨: 그야, 어쩔 수 없잖아. 맨날 같이 보니까 그런 거지. 네가 본 서장원이란 배우는 어떤 배우야?
주니준이: 처음에는 전작인 <용서받지 못한 자>와 비슷했는데, 나중에는 꼭 그렇지만도 않더라구요.
방콕맨 : 난 <용서받지 못한 자> 못 봐서...  
주니준이 : 그럼 내가 얘기하는 건 스포일러인데, 애기해줄까요?
방콕맨: 으음, 그건 곤란한데...
주니준이: 원래 그런 역할에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지인을 통해 들은 얘기로는 영화에서 나오는 역할 말고 실제로는 엄청 잘 논다고 하더라구요.

방콕맨: 그런 면이 있었어? 음, 그건 몰랐는걸. 그러면, 이민정은 어때?
주니준이: 주연이라고는 하지만, 1인 2역이라는 점 이외에는 그리 다를 게 없어 보였어요. 실은 거의 한 사람 같아 보였어요.
방콕맨: 그래? 난 다른 점 하나 보이던데... 두 캐릭터의 차이점은 헤어스타일이던데, 수아는 머릴 풀었고 헬레나는 뒤에 머릴 묶었잖아. 그것 말고도 또 뭐가 있더라...
주니준이: 흐... 암튼 비중이 적어서인지 생각보다 약했어요.

방콕맨: 그래. 그리고 기주봉 씨는 어때?
주니준이: 역시 내공이 대단하시죠. 이번에도 존재감이 대단하세요. 제가 그 분을 처음 본 영화가 <두사부일체>인데, 그 때 이후로 악역을 안 하시는 것 같아요.
방콕맨: 그렇긴 하지. <아주 특별한 손님>에서도 비중은 적었지만, 무게감은 대단했어.
주니준이: 전 <아주 특별한 손님>은 못 봐서... 이거 말한 거 뒷담화 올릴 거죠.
방콕맨: 근데, 우리 뒷담화도 돌아가면서 하는 건 어때? 다음엔 네가 하는 건 어떨까?
주니준이: 난 못해요. 우리 이제 영화 얘기는 그만하고 식사나 하죠.
방콕맨: 그럴까. 그럼 지난 번에 갔던 그 곳으로 가지 뭐...

실제 뒷담화 부분이 더 많았지만, 스포일러가 다수 포함되어 있어 실제보다 많이 줄였답니다. 제법 긴 뒷담화가 이걸로 끝날 것 같지만, 짤막한 두 번째 뒷담화가 있으니 잘 봐주시기 바랍니다.

3. 또 다른 뒷담화

며칠 뒤, 영화 시사회에서 우연히 태공 님을 만나서 <포도나무를 베어라>에 대한 짤막한 뒷담화를 했습니다.

방콕맨: 지난 번 시사회 때, 왜 그냥 가셨어요.
태공: 네, 처음 가 본 기자시사회라서...
방콕맨: 그거 마치고 같이 식사하려 했는데...
태공: 그러셨어요? 아쉽네요.
방콕맨: 참, 지난번에 본 <포도나무를 베어라> 어때요?
태공: 영화 괜찮았는데, 너무 클래식한 게 아닌가 해서요.
방콕맨: 그렇게 보였나요?

태공: 우선 제가 종교는 하나도 안 믿다 보니... 종교적인 영화들에서 보이는 특유의 클래식한 모습이 보여서...
방콕맨: 네에...
태공: 영화 어떠셨어요?
방콕맨: 제가 보기에는 잘 압축되어 표현되었다고 생각했는데... 근데, 주니준이는 무척 힘들다고 하더군요.
태공: 으음, 그러셨구나.
방콕맨: 저야 이 영화를 구도와 깨달음에 관한 것으로 봐서...

태공: 그렇게 말하시니 그렇게 보이기도 하는데요. 참, 보도자료에서는 관객에게 가깝게 다가가고자 했다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더라구요.
방콕맨: 그거 간담회에서 그렇지 않다고 말했는데, 그 때 간담회도 보고 가시지.
태공: 아무래도 처음이라 어색해서... 그리고 글 너무 많이 올리세요.
방콕맨: 실은 그게 올리다 보니...
태공: 한 주에 한 번 올리는 저로서는 방콕맨 님의 글 때문에 압박이...
방콕맨: 다 올리지 않으면 왠지 어색해서 그렇게 되던 걸요. 전체를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
태공: 하긴 그렇군요. 앗, 영화 시간이 다 되었는데 가시죠.
방콕맨: 그러게요.
태공: 다음 번 시사회 때 저도 가게 되면 나중에 같이 식사나 하죠.
방콕맨: 그러죠.

이렇게 해서 태공 님과 저와의 짧은 뒷담화 시간을 가졌습니다. 태공 님과의 뒷담화 시간은 주니준이와의 뒷담화와는 다른 모습이어서 색다르게 다가오더군요.

다음에는 과연 어느 분이 뒷담화의 주인공이 될지 기대해 주세요.
다음주를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글/ 방콕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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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기자시사회가 <복면달호>, <포도나무를 베어라>, <눈에게 바라는 것>까지 모두 3편이 열렸는데, 그 중에서 <포도나무를 베어라> 현장을 가보았습니다. 시사회가 동시에 세 곳에서 열려서일까요. 아니면 지난해 이미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작품이어서인지 기자시사회 치고는 조촐한 분위기였습니다.


영화에 나온 주요 배우들이 모두 한 자리에 나오는군요. 이런 물량 공세도 흔치 않은데요.
그 자체로 무언가 기대감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지 않나 싶었답니다.

기자간담회

아무래도 준비 단계에서 무언가 문제가 생긴 듯 사과의 말을 먼저 전하시더군요.
대개 기자간담회에서 볼 수 있는 영화의 비주얼 배너가 실종(!)된 것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 “대중에게 다가간 영화가 아니냐”란 기자의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답하시는 민병훈 감독. 역시나 진지한 영화, 감독님 이야기를 들으니 왠지 사뭇 더 진지해지더군요.

“수현 이외에도 여기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이 다 수현과 같은 또 다른 면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표현하고자 했다.” 질문의 중심에 서신 민병훈 감독.

▲ 언제나 영화에서 자신만의 존재감을 보여주시는 배우 기주봉 씨.
이 날에도 존재감은 최고이셨습니다.

▲ 수아/헬레나 역의 이민정. 영화에서보다 더 아름다운 얼굴이군요,
포즈는 이른바 얼짱 각도 45도를 추구하는군요.

▲ 문수현 역의 서장원. <용서받지 못한 자>에 이어 <포도나무를 베어라>로 다시금 흔들리는 청년 역을 연기했는데요, 간담회에서는 진지 그 자체였습니다.

“다음에는 <비열한 거리>에 나온 조인성 씨 역할에 도전해보고 싶다.”
기존의 이미지에 대한 변신을 모색하는 서장원의 진지한 답변 모습.

 포토타임

이후 영화 상영 때문에 시간에 쫓기던 관계로 어쩔 수 없이 짧은 포토타임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래서 사진이 얼마 없군요.

▲ 누가 뭐라고 해도 우린 하나!
이 분들의 얼굴에 비치는 미소는 영화에 대한 자신감을 담은 미소이겠죠.

▲ 함께 다정한 포즈를 취하는 배우들.

▲ 영화의 성공을 다짐하는 의미에서 파이팅!


* 다음에는 좀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가져주셨으면...

글ㆍ사진/ 방콕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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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줄거리
하급 무사인 이구치 세이베에는 가족들을 돌보기 위해 일과가 끝나면 동료들과 어울리지도 않고 곧장 집으로 돌아간다. 친구들은 이런 그를 황혼의 세이베에라며 놀리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세이베에는 옛친구인 이이누마와 재회하고 그의 여동생인 토모에가 친정에 돌아와 있다는 사실을 전해...
영화 감상평
나의 평가
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

  황혼의 사무라이 : 황혼을 닮은 한 사무라이를 만나다
 

 

 사무라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라고 해봐야 본 영화가 그리 많지 않다. 또한, 야마다 요지 감독의 영화 역시 지난 일본영화제에서 본 <남자는 괴로워> 시리즈가 거의 유일하다. 그가 그리는 사무라이를 내세운 영화 중 제일 첫 작품이기에 보게 된 영화다.
 
 STORY
  
 이구치 세이베이는 비록 사무라이지만 생활고로 인해 다른 사무라이와는 다른 삶을 산다. 일찌기 아내를 잃고 병든 노모와 두 딸을 기르며 사느라 달리 가족을 위해 애쓰느라 주위를 돌아볼 겨를이 없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고 사람들은 그를 가리켜 '황혼의 세이베이' 라고 놀려댄다.
  
 그러던 어느날, 어릴 적 그의 첫사랑이자 소꿉친구의 동생인 토모에의 등장으로 인해 세이베이는 어쩔 줄은 모른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의 전남편의 행패로 인해 핍박받는 토모에를 보자, 불의를 못이겨 결국 그와의 결투를 하게 된다.
  
 이후, 결투의 승리로 인해 그가 바라던 평범한 생활은 위기를 맞게 된다. 한편, 토모에의 전 남편의 친구인 요고와의 만남은 그의 운명이 뒤바뀌게 된다. 한편, 토모에의 행복을 위해 그녀의 구혼마저 거절하고 마는 세이베이.
 
 할복을 거부한 사무라이 요고를 처단하라는 명을 받은 세이베이는 결국 다시금 칼을 들게 되는데, 과연 세이베이의 운명은?
  
 황혼의 사무라이의 볼거리
  
-황혼의 사무라이, 그의 일생을 그리다.
  
 대개의 무협물은 나름대로 특징을 지니고 있다. 황혼의 사무라이 역시 그러한 범주에서 비추어 보면 기존의 사무라이에 대해 다르게 접근했다. 
  
 기존의 천하제일이 되려는 사무라이나 복수심에 불타는 사무라이가 아닌 사무라이이기 보다는 농부이길 바라며 자신의 가족에 충실하고 조용히 살던 그가 사무라이라는 그 운명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결국엔 사무라이이기게 갈 수 밖에 없는 사무라이로서의 길을 갈 수 밖에 없는 운명적인 삶 그 자체를 그려내고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해 그 어떤 기교를 부리기 보다는 그의 삶 그 자체를 보여주는데 있어 그의 친구와 적들을 통해 그 시대를 살던 사무라이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명에 의해 과감히 할복을 하는 사무라이
 명을 거역해 오히려 목숨을 거두려는 이들과 대결하는 모습
 명에 의해 목숨을 거두려는 모습
 이 모든 것이 바로 그들에게 있어 주어진 숙명이 아닐까 싶다.
  
 언제 죽을 지 모르는 그의 일생에 있어 가족과 사랑은 단순히 황혼의 사무라이에게서 찰라의 순간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 시절이 있기에 더욱 삶은 아름다웠지 않았을까.
  
 그의 일생 그 자체로서 너무나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짧지만 강렬한 캐릭터 요고의 다나카 민
  
 <메종 드 히미코>에서 죽어가던 게이 역을 선보였던 그의 모습에서 왠지 모를 강렬함을 발견한 적이 있다. 실제 그가 나온 영화도 그 영화가 유일했으나, 실제는 이 영화가 그의 첫 출연 작품이라는 사실이 눈길을 끌었다.
  
 그가 나오는 부분이 영화 상에서 그리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는 않지만, 그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는 가히 영화의 절정을 보여준다.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캐릭터 중에서 그가 펼치는 요고라는 강렬한 캐릭터는 너무나 인상적이다.
  
-야마다 요지 감독의 사무라이 영화로서의 첫 시도
  
 솔직히 야마다 요지 감독, 그가 과연 어떤 사무라이 영화를 보여줄 지 의문을 가졌던 것도 사실이다. <남자는 괴로워>처럼 시리즈 영화의 대가이면서도 여러 경향의 작품을 선보인 그이지만, 정작 본격적인 사무라이 영화는 이 영화가 첫 영화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지난 사무라이 영화들과의 길에서 다른 선택을 보여준다. 영웅보다는 오히려 사람들에게 비웃음을 당하면서도 사람들 속에 숨어지내는 은둔 고수이면서 가족을 위해 애쓰는 평범해지길 바라는 사무라이의 일생을 그린 점이 더 없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그가 보여준 사무라이의 인간적인 면모와는 달리 격변기라는 시대의 풍파에 의해 사라져가는 그의 뒷모습이 바로 그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일생을 대변해 주었기 때문에 더욱 더 눈에 각인되게 한다.
  
- 사무라이의 일생과 현대인의 삶
  
 실제 영화 속에 보여지는 사무라이의 일생은 현대인의 일생과 별반 다를바 없다.
  
 입신 양명을 위해 애쓰는 사람도 있고
 사회 집단에 버려지는 사람도 있고
 가족에 충실한 사람도 있다.
 이들은 제각각 시대와 사회에 따라 살아가는 보편적인 사람들의 모습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 영화 속 사무라이가 그리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황혼의 사무라이의 아쉬움
  
-번역에 대한 아쉬움
  
 대개 이 영화에서 표현되어지는 번역은 의역이 많은데, 이를 표현하는데 있어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토모에의 남편에 대해 날쌘검객이라고 이야기 하는 부분에 있어 그 보다 더 어울리는 표현은 없었나
  
-자막에서는 바람의 무사 요고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일도류 출신의 검객인 요고이라고 나온다. 정작 이부분에 있어 더 적합한 표현할 다른 방법은 없었나 싶다.
  
-요고 제네몬이라고 하는데, 자막에는 제네몬 요고 라고 나오는 것또한 불편하다. 이부분 때문에 영어 번역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했다.
  
-기본적으로 시대극이기에 특유의 시대극적인 여러 요소와 함께 이에 대한 신분에 따른 높임말이나 낮춤말이 표현되어야 하지만, 정작 표시되지 못해 아쉽다.
  
-극 중 번에 대해 씨족이라 말하고, 번을 다스리는 이를 씨족장이라고 한 건 우리에게 씨족과 씨족장이란 말 역시 통용되는 말과는 거리가 멀어서 오히려 불편해 보였다.
 
 최소한 번역에 있어 어느 정도의 부분은 고려해서 해주었다면 조금은 더 보기 쉬웠을 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 부분에 대한 아쉬움이 컸었다.
  
 기본적으로 시대극이라는 인식이 있었다면, 그게 어울리는 번역을 해주었다면, 더욱 더 잘 어울렸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또한, 대사의 번역에 있어 과도하 의역은 대화 시 어감 자체에 대한 표현에 있어 영화 자체의 흐름을 어색하게 만들기도 했다.
  
 실제 국내에 일본 만화에서도 종종 사무라이를 다룬 만화들이 많이 소개되었기에 그리 낯설지 않는 상황도 있었다고 보는데, 정작 이를 잘 표현해내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황혼의 사무라이를 보고
  
-황혼을 닮은 한 사무라이를 만나다
  
 어찌보면 이 영화의 제목은 흡사 사무라이에 대한 일생의 한 부분을 보여주는 것과도 같다고 본다.
  
 사무라이 영화에서의 벚꽃과 황혼은 서로 다른 모습으로 보여진다.
  
 벚꽃으로 비견되어지는 사무라이를 보면,
 황혼 역시 사무라이의 일생과도 참 많이 닮아 있음을 느끼게 한다.
  
 벚꽃은 입신양명을 위해 한 순간 아름답게 피우기 위해 살아가는 영웅의 일생이라면
 황혼은 남들이 보기에는 그저 쓸쓸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가는 이들로 취급되어 지지만, 그 나름대로는 자신 만의 행복을 지닌 채 살아가는 한 인간의 일생이라고 볼 수 있다. 더욱이 세이베이 그에게 있어서도 벚꽃과도 같은 시절이 있지만, 일반적인 사무라이와는 다른 모습이라는 점이다.
  
 항상 사람들이 영웅을 바라는 건 아니다. 그리고, 누가 영웅이기 보다는 우리 주변에서 함께 살아가고 미소를 지닌 채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이 실은 진정한 영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황혼의 사무라이는 이 시대를 사는 보통 사람들의 한 모습이기도 하다고 본다.
  
 물론 영화 자막에 대한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고 해서 영화 자체에서 지니는 감동이나 느낌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기에 영화 그 자체로도 좋은 영화로 기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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