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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는 영화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김혜수. 예전 그녀의 영화는 나올 때마다 봐야 할 영화 순위에는 안 들었지만, 최근 그녀의 모습은 영화를 보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뭔가를 가지고 있다. 그녀의 모습을 보기 위해 이 영화를 선택했다.

STORY

이슬과 작은 새는 우연히 채팅 방에서 제각각 대학생과 여우 두 마리를 알게 된 후,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에서 만남을 가지게 된다.

이슬은 허풍쟁이 숫총각인 대학생과의 만남에서 때론 누나처럼 때론 선생님처럼 지내면서 바람이 난다. 대학생은 이슬을 만나면서 점점 사랑을 느끼게 된다.
여우 두 마리와 만난 작은 새는 내숭100단 기술로 매번 결정적인 순간에 상대를 더욱 안달하게 만든다. 여우 두 마리는 그녀의 요구를 하나하나 준비하면서 만약의 경우에 방지하고자 하지만 실패만 거듭하게 된다.

한편, 이슬과 작은 새는 모텔, 마트, 길가에서 우연한 계기로 계속 마주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이 두 커플에게 어두운 그림자가 다가온다. 그녀들의 남편이 그녀들이 있는 호텔로 들이닥친 이후 일은 급변하게 된다. 과연 이들의 바람은 멈출 수 있을까.

<바람피기 좋은 날>의 볼거리

- 자유로워 지려는 그녀들의 외침
영화 속의 두 여인에게는 그녀 나름대로의 동기가 있다.

한 여자는 남편의 바람기 때문에 맞바람을 피우고
한 여자는 무뚝뚝한 남편으로 인해 바람을 피운다.

김혜수가 연기하는 극중 이슬은 바람난 여성인 동시에 한 없이 자신에게 자유로운 여성이다. 그녀의 모습을 보자면, 너무나 솔직하고 당당하기에 전통적인 여성상과는 거리가 멀다.
한편, 윤진서가 보여주는 극중 작은 새는 전통적인 아내의 모습에서 일탈을 꿈꾸는 여성이다. 그녀는 자신에 대해 항상 숨기면서도 정작 타인의 행동에는 귀를 기울이는 만년 꿈꾸는 소녀이다.

그녀들이 그렇게 된 요인은 항상 무언가에 쪼들리고, 막혀있고, 갑갑한 가정이란 현실에 있다. 그로 인해, 그녀들은 자신의 여성성과 자기 찾기를 위해 나선 것이라고 본다.
그녀들이 보여준 행동을 보면 그러한 느낌을 알 수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이 영화에서 말하는 바람은 그저 여성에게 있어 일탈이나 자유로움만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아마 남편이라면, 이 영화를 보면서 자신의 이제까지의 행동을 다시금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적어도 아내의 바람을 막고 싶어진다면 말이다.

- 김혜수, 윤진서의 빼어난 연기
30대 여배우 중 언제나 화제를 몰고 다니는 배우 김혜수. 그녀는 이 영화에서도 그 중심에서 있다.
김혜수가 연기한 이슬은 연상연하 커플에 있어 전형적인 연상녀의 모습 그 자체로 보여진다. 또한, 여성적인 캐릭터 면에서 살펴보면, 한없이 자유를 갈망하는 여성 그 자체이다. 그녀의 존재감 하나만으로 모든 걸 대변할 수 있지 않을까.

윤진서가 연기하는 작은 새는 그녀의 채팅 방 닉네임인 ‘작은 새’에서 ‘큰 새’로 성장하는 면에서 본다면, 집안 살림에 쫓기지만 마음 속은 항상 꿈꾸는 소녀에서 이슬처럼 솔직하고 당당하며 자기 주장이 확실한 여성으로 변해가는 인물이다. 영화 속 캐릭터가 보여주는 모습만을 따진다면 윤진서가 가진 장점을 있는 그대로 잘 살려내었다고 본다.

이 두 여배우들에게 맞춰진 영화의 포커스와 그녀들이 펼치는 빼어난 연기 때문인지 몰라도 다른 배우들의 모습은 비교적 작아 보인다.

- 그녀들의 마음을 대변한 음악: 바람아 멈추어다오
영화 속에서 전반부와 후반부에 등장하는 노래 “바람아 멈추어다오”는 아마도 그녀들의 바람기에 대한 자신의 속마음을 제대로 표현하고 대변하는 게 아닌가 한다.

그냥 지나치면 별 것 아니겠지만, 영화 속 그녀들의 행동과 대사를 노래 가사와 함께 하나하나 떠올려 보면, 그녀들이 바람 피는 상대에게 대하는 행동들이 자연스럽게 연결지어진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의 음악은 최고의 선택 중 하나였다.

<바람피기 좋은 날>의 아쉬움

- 자유의 모습, 그 뒤로 보이는 그림자
영화 속에서 보여지는 그녀들의 자유로움에 대해 논하자면, 너무나 눈길을 끌게 만든다. 다만, 그것을 보는 데 있어서 그에 따른 그림자의 면면도 생각을 하게 된다.

이건 아주 지극인 개인적인 관점이다.

여기에는 그녀들의 행동에 대한 기본적인 원인이 그려져 있고, 그에 따른 행동과 결과가 그려져 있다. 하지만 과연 그 자유로움에 대해 일반적인 사회적 관대함이 존재하느냐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진다.

아마 그러한 행동이 보여진다면, TV드라마 <사랑과 전쟁>에서처럼 법정에서나 만나지 않을까. 물론 그녀들의 행동에 대해 정당성과 사회적 정의를 바라는 건 아니다.
다만, 이 영화를 보고 대리 만족을 하는 이와 또 다른 의미로 받아들이는 이가 있다는 두 가지 전제를 두었을 때는 지극히 보이기 쉬운 그림자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흡사 인터넷 채팅이 바람의 온상지처럼 보일까 하는 것도 그런 의미에서는 그림자로 보여질 여지로 느껴진다.   

<바람피기 좋은 날>을 보고

- 억압되어 있는 그녀들을 자유롭게 해주길...
영화에서의 두 여성은 남편의 무관심 혹은 배신으로 인해 자신의 여성성을 되찾기 위해 바람을 피우게 된다. 만일 그러한 일이 있기 전에 남편들이 그녀들에게 충실했다면, 아마도 그러한 일은 없었을 것이다.

입장을 뒤바꿔서 본다면, 남성도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보여준다고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자신을 옥죄거나 힘들게 하는 남편 혹은 남자친구와 같이 보길 권하는 영화
실제로 내 관점에서 보자면 상당히 불편한 모습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보다 비슷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상대방이 있다면, 함께 보기를 강력 추천하고 싶다.

아마도 이 영화를 보면, 적어도 자신의 잘못에 대한 자기반성과 상대방에게 간접적으로 경고하게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되는 영화이기도 하니까. 일단 한 번 보면 적어도 잠시 동안은 그런 반성과 참회의 시간을 가지는 이들도 나오지 않을까. 물론 그와 반대로 더욱 옥죄려 하는 이들도 나올 지도 모른다.

내게 있어 이 영화는 그녀만의 쿨한 자기 찾기 식 바람이 왠지 부러워지는 영화로 기억된다.

글/ 방콕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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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맨 | 평소에는 어디든지 방콕하지만, 영화를 볼 때만큼은 영화관에서 사는 이. 방콕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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