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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나무를 베어라> 기자시사회에 갔답니다. 같은 날 기자시사를 하는 <복면달호>는 왠지 사람이 많을 것 같기도 하고 해서 일부러 청개구리가 되어서 <포도나무를 베어라>를 찾아봤습니다. 이 날 주니준이와 태공 님과 함께 영화를 보았는데, 아쉽게 태공 님은 먼저 자릴 뜬 탓에 둘이서 또 뒷담화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1. 영화에 대해 논하다

방콕맨: 이 영화 어때?
주니준이: 너무 어려워요! 종교영화라고 봤는데,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아요. 간담회 때 뭔가 얘기해줄 것 같았는데, 그렇지 않아서...
방콕맨: 음, 난 종교영화가 아니라 구도와 깨달음의 영화라고 봤는데... 예전에 안성기 씨가 나온 영화 <꿈>이라고 있거든. 그 영화와 닮은 구석이 많아서인지 그렇게 받아들여졌어.     

주니준이: 그래요? 그 영화 난 처음 들어보는데... 참, 영화 어떻게 보았어요?
방콕맨: 종종 난 에피소드 위주로 보기도 하거든. 영화에서 카톨릭대학교 이야기, 주인공 이야기, 신부 이야기 하나하나가 따로 움직이긴 하지만, 실은 같은 흐름이잖아. 표면적인 모습을 보면 그랬어.
주니준이: 그렇게 보면 그런데... 암튼 무지 힘들어요.
방콕맨: 그런가...

주니준이: 형이 말한 표면적인 건 이해가 가는데, 왠지 부족해 보였다고 할까요.
방콕맨: 나야 예전에 불교 쪽에 관심이 있어서 거기에 명언 중에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고 있거든. 모든 건 마음으로부터 비롯된다는 말인데, 이 영화에서 그게 잘 표현되었다고 봐. 발표회 때랑 생일파티 씬을 보면, 두 친구들이 얘기하는 부분에서 기도에 대한 두 가지 측면이 잘 드러났잖아. 그게 이 영화에서 계속 던지는 질문이잖아.
주니준이: 하긴 그렇게 보면 그러네요. 하지만 영화가 너무 설명이 없어요.
방콕맨: 그렇지만 난 꼭 그런 건 아니라고 봐. 이걸 다 설명하려 했다면 전형적인 종교영화가 되었을 거야. 그러지 않고 이야기를 압축해서 보여주니까, 오히려 좋았다고 봐.

주니준이: 거기다 핸드헬드 방식으로 찍은 장면이 심리묘사인 건 알겠는데, 불편했어요.
방콕맨: 그건 나는 좋아하는데...
주니준이: 대개 액션영화 같은 데에서야 좋긴 하지만, 그게 보여지니까 왠지 눈이 아프다고 할까. 좀 그랬어요.
방콕맨: 그래도 이 영화보다 심한 것도 얼마나 많은데...
주니준이: 형이야, 책이나 이런 거 저런 거 많이 봐서 그럴지는 모르지만 난 아닌데. 암튼 이건 너무 머리 아파요! 나 이건 리뷰 못 써! 형이 써요!
방콕맨: 그런...

2. 배우에 대해 논하다

방콕맨: 그럼 영화 말고 배우는 어때? 주인공인 서장원 말이야.
주니준이: 또 뒷담화로 쓰려고 하는구나. 질문 패턴이 비슷해.
방콕맨: 그야, 어쩔 수 없잖아. 맨날 같이 보니까 그런 거지. 네가 본 서장원이란 배우는 어떤 배우야?
주니준이: 처음에는 전작인 <용서받지 못한 자>와 비슷했는데, 나중에는 꼭 그렇지만도 않더라구요.
방콕맨 : 난 <용서받지 못한 자> 못 봐서...  
주니준이 : 그럼 내가 얘기하는 건 스포일러인데, 애기해줄까요?
방콕맨: 으음, 그건 곤란한데...
주니준이: 원래 그런 역할에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지인을 통해 들은 얘기로는 영화에서 나오는 역할 말고 실제로는 엄청 잘 논다고 하더라구요.

방콕맨: 그런 면이 있었어? 음, 그건 몰랐는걸. 그러면, 이민정은 어때?
주니준이: 주연이라고는 하지만, 1인 2역이라는 점 이외에는 그리 다를 게 없어 보였어요. 실은 거의 한 사람 같아 보였어요.
방콕맨: 그래? 난 다른 점 하나 보이던데... 두 캐릭터의 차이점은 헤어스타일이던데, 수아는 머릴 풀었고 헬레나는 뒤에 머릴 묶었잖아. 그것 말고도 또 뭐가 있더라...
주니준이: 흐... 암튼 비중이 적어서인지 생각보다 약했어요.

방콕맨: 그래. 그리고 기주봉 씨는 어때?
주니준이: 역시 내공이 대단하시죠. 이번에도 존재감이 대단하세요. 제가 그 분을 처음 본 영화가 <두사부일체>인데, 그 때 이후로 악역을 안 하시는 것 같아요.
방콕맨: 그렇긴 하지. <아주 특별한 손님>에서도 비중은 적었지만, 무게감은 대단했어.
주니준이: 전 <아주 특별한 손님>은 못 봐서... 이거 말한 거 뒷담화 올릴 거죠.
방콕맨: 근데, 우리 뒷담화도 돌아가면서 하는 건 어때? 다음엔 네가 하는 건 어떨까?
주니준이: 난 못해요. 우리 이제 영화 얘기는 그만하고 식사나 하죠.
방콕맨: 그럴까. 그럼 지난 번에 갔던 그 곳으로 가지 뭐...

실제 뒷담화 부분이 더 많았지만, 스포일러가 다수 포함되어 있어 실제보다 많이 줄였답니다. 제법 긴 뒷담화가 이걸로 끝날 것 같지만, 짤막한 두 번째 뒷담화가 있으니 잘 봐주시기 바랍니다.

3. 또 다른 뒷담화

며칠 뒤, 영화 시사회에서 우연히 태공 님을 만나서 <포도나무를 베어라>에 대한 짤막한 뒷담화를 했습니다.

방콕맨: 지난 번 시사회 때, 왜 그냥 가셨어요.
태공: 네, 처음 가 본 기자시사회라서...
방콕맨: 그거 마치고 같이 식사하려 했는데...
태공: 그러셨어요? 아쉽네요.
방콕맨: 참, 지난번에 본 <포도나무를 베어라> 어때요?
태공: 영화 괜찮았는데, 너무 클래식한 게 아닌가 해서요.
방콕맨: 그렇게 보였나요?

태공: 우선 제가 종교는 하나도 안 믿다 보니... 종교적인 영화들에서 보이는 특유의 클래식한 모습이 보여서...
방콕맨: 네에...
태공: 영화 어떠셨어요?
방콕맨: 제가 보기에는 잘 압축되어 표현되었다고 생각했는데... 근데, 주니준이는 무척 힘들다고 하더군요.
태공: 으음, 그러셨구나.
방콕맨: 저야 이 영화를 구도와 깨달음에 관한 것으로 봐서...

태공: 그렇게 말하시니 그렇게 보이기도 하는데요. 참, 보도자료에서는 관객에게 가깝게 다가가고자 했다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더라구요.
방콕맨: 그거 간담회에서 그렇지 않다고 말했는데, 그 때 간담회도 보고 가시지.
태공: 아무래도 처음이라 어색해서... 그리고 글 너무 많이 올리세요.
방콕맨: 실은 그게 올리다 보니...
태공: 한 주에 한 번 올리는 저로서는 방콕맨 님의 글 때문에 압박이...
방콕맨: 다 올리지 않으면 왠지 어색해서 그렇게 되던 걸요. 전체를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
태공: 하긴 그렇군요. 앗, 영화 시간이 다 되었는데 가시죠.
방콕맨: 그러게요.
태공: 다음 번 시사회 때 저도 가게 되면 나중에 같이 식사나 하죠.
방콕맨: 그러죠.

이렇게 해서 태공 님과 저와의 짧은 뒷담화 시간을 가졌습니다. 태공 님과의 뒷담화 시간은 주니준이와의 뒷담화와는 다른 모습이어서 색다르게 다가오더군요.

다음에는 과연 어느 분이 뒷담화의 주인공이 될지 기대해 주세요.
다음주를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글/ 방콕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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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맨 | 평소에는 어디든지 방콕하지만, 영화를 볼 때만큼은 영화관에서 사는 이. 방콕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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