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무인구>(2013), <폭설>(2018), <문맨>(2022) 등 대작 상업 영화의 촬영감독으로 각광받던 두지에는 3년 전 일본으로 이민을 갔고 일본에서 자신이 연출한 첫 영화 <코코넛 나무의 높이>를 완성했다. 영화는 두 쌍의 남녀를 따라간다. 식당에서 요리사로 일하는 남자와 동물 용품점에서 일하는 여자는 오래 사귄 사이로 점심시간이면 함께 공원에서 도시락을 먹곤 한다. 어느 날 남자는 생선을 손질하다 생선이 삼킨 반지를 발견하고 여자에게 선물한다. 다른 한 쌍은 이미 자살한 여자와 그녀가 자살한 공간인 낡은 여관을 인수한 남자. 반지를 선물 받았지만 갑작스런 이별 통보를 받게 된 여자가 또 다른 커플의 공간인 낡은 여관을 찾으면서 긴장감이 발생한다. 혼자 여관을 찾은 여자를 보고 남자는 자살을 할지 모른다는 의심을 하며 그녀의 뒤를 밟기 시작한다. 영화는 과거와 현재, 남자와 여자, 실재와 유령 사이를 오가면서 독창적인 이야기를 들려준다. (남동철)
사람은 새롭게 태어날 수 있는가? <가네코의 영치품 매점>은 인간이 어떤 존재 인지 다양한 측면에서 들여다보며 사람에 대한 희망을 찾고자 애쓰는 작품이다. 폭력으로 수감된 가네코는 면회 온 아내에도 화부터 내는 남자였다. 개차반이던 그가 새로운 삶을 살게 된 것은 아내와 아이, 삼촌이라는 가족의 힘이었다. 가네코는 과거 자신처럼 감옥에 갇힌 사람들에게 영치물품을 넣어주고 대신 면회를 해주는 영치품 매점을 운영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평화는 아들의 친구인 어린 여자아이가 시체로 발견되면서 산산이 부서진다. 살인자가 체포되지만 살인자 어머니의 부탁을 들어줬던 가네코는 궁지에 몰리고, 아들을 지키려다 분노에 휩싸인다. 폭력에 굴복했던 과거의 망령이 다시 그를 사로잡은 것이다. 한 남자의 구원을 향한 몸부림을 그리면서 선과 악이 거울처럼 서로를 들여다보게 만든 정교한 이야기와 출연진의 탄탄한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남동철)
- 부산국제영화제 작품소개
교도소와 구치소에 영치품을 대행해주는 영치품 매점을 운영하는 가족이야기를 그런 휴먼 서스펜스 영화.
신지 역에는 마루야마 류헤이,
그의 아내 역에는 마키 요코
이들의 자식은 미우라 키라
신지의 숙부로 테라오 아키라를 캐스팅했다.
후루카와 고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구상에서 시나리오까지 더해 11년 만에 영화화한 작품.
<타카라, 내가 수영을 한 밤>(2022)으로 널리 알려진 이가라시 고헤이 감독의 신작. 5년 전 아내를 처음 만났던 호텔을 다시 찾은 사노는 죽은 아내의 흔적을 찾아다닌다. 자신이 사줬던 빨간 모자를 찾을 수 있을 거란 헛된 기대를 품지만 모자는 물론 이 호텔조차 조만간 문을 닫을 예정이다. 아내가 좋아했던 노래 “Beyond the Sea”를 매개로 현재와 과거가 연결되는 영화는 주인공은 알 수 없지만 제3자의 관점에서만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사연을 들려준다. 아내도, 모자도, 호텔도 다 사라지지만 어떤 것은 영원히 살아 숨 쉰다. 영화는 작아서 눈에 잘 띄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시간의 흔적을 다룬다. 특히 상실의 아픔에 힘들어하는 현재에서 첫 만남이 소환되는 과거로 전환되는 순간, 시간을 부활시키는 영화적 마법이 무엇인지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남동철)
- 부산국제영화제 작품소개
<연인처럼 숨을 멈춰>,<타카라, 내가 수영을 한 밤>으로 국제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이가라시 코헤이 감독이 바닷마을을 무대로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을 그려낸 한 여름 이야기.
사노 히로키, 미야타 요시노리, 야마모토 나이루, 호앙 누 쿠인 등을 캐스팅했다.
<SUPER HAPPY FOREVER>의 원형인 단편영화 <수어지교(水魚之交)>는 23년 산세바스찬국제영화제에서 프리미어 상영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