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회 메가박스 일본영화제]
 
 눈에게 바라는 것 : 사람과 사람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영화
 


 지난 해 도쿄영화제에서 4개부분을 수상한 영화로 올해 국내에 영화제에 한 차례 소개된 바 있는 영화다. 이 영화의 네게시 키치타로 감독은 지난 해 일본영화제에서도 초청되어 관객과의 대화 시간을 가진 바 있다.
 
 원래  이 영화의 감독으로 내정되었던 소마이 신지 감독이 하려던 영화였으나, 그의 사후 네기시 키치타로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이다.
 
 그의 최신 영화에서는 과연 어떤 모습을 선보이는 지 궁금해서 본 영화
 
 STORY
 
 가족과 고향을 버리고 도쿄에서 성공을 꿈꾸었던 마나부는 사업 실패로 인해 파산에 이른다. 무작정 나섰던 길에 그가 도착한 곳은 반에이 경마장. 그 곳에서 그와 비슷한 처지의 말인 운류에게 자신의 모든 돈을 걸지만, 보기좋게 실패하고 만다.
 
 그 이후, 형인 타케오가 있는 마사로 찾아가 그의 밑에서 일하게 된다. 그 곳에는 지난 번에 돈을 몽땅 걸었다 날리게 만든 반에이 경주마인 운류가 있었다.
 
 형인 타케오는 동생인 마나부를 불신하고,
 동생인 마나부는 형인 타케오를 불신한다.
 
 마나부는 마사 일과 운류를 통해 자신에게서 잊혀져있던 무언가를 느끼게 된다. 그리고, 마나부의 성실한 행동에 형인 타케오와 그의 동료들도 서서히 그를 향해 닫혀있던 마음을 서서히열기 시작한다.
 
 마나부는 과연 이 마사를 벗어나 다시 한 번 새로이 태어날 수 있을까.
 
 눈에게 바라는 것의 볼거리
 
-가족 이야기이자, 소통을 다룬 이야기
 
 주인공인 마나부는 자신의 사업 실패로 세상과의 소통을 단절하고선 형이 있는 마사로 와서 형의 권유에 말을 키우게 된다. 그리고, 함께 일하면서 이전에는 몰랐던 형의 모습과 그리고, 자신이 버려왔던 것들을 다시금 떠올리게 된다.
 
 어린 시절 절친한 친구와의 기억을 떠올리며 결국엔 자신에게 있어 버렸던 것들이 실은 정말 소중한 것이었다는 것을 기억하게 된다.
 
 그러한 과정을 거쳐서야 비로소 끊어져있던 가족의 끈과 형제의 끈이 연결되어 아픈 과거를 훌훌 털고 앞을 향해 살아 나가는 힘이 되지 않는가 하는 점이다.
 
 이는 타케오와 마나부가 한 가족이기에 가능한 모습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가족의 이야기이자, 그들의 소통이 단절된 모습에서 소통이 이어짐을 다룬 이야기이다.   
 
-반에이 경마 속에 보여지는 인생사: 운류와 마나부
 
 반에이 경마에 나오는 경주마는 1년에 상금이 100만엔을 넘지 못하면 말고기 신세가 된다. 운류는 바로 그러한 위기에 처해 있다.
 그리고, 마나부 역시 회사가 파산하고 아내, 친구, 돈, 명예가 모두 잃은 상태이다.
 이 둘은 말과 사람이라는 차이는 있지만, 그들이 처해있는 상황은 동일하다. 아마도 그건 반에이 경마 자체가 바로 인생의 축소판을 그대로 그려낸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승자만이 인정받고 대우받는 세계는 경마장이나, 사회나 별반 다를 바 없다. 그러했기에 운류와 마나부는 너무나 비슷해 마음이 잘 통했던 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인지 그들의 모습이 참 많이 겹쳐져 다가왔다  
 
-항상 무언가를 기대하게 하는 배우 카가와 테루유키
 
 이 영화에서는 잘 알려지고 유명한 배우들도 많이 나온다. 하지만, 내게 있어 처음에는 그 존재감이 잘 느껴지지 않다가 어느 순간 눈에 확 들어오는 배우가 있었다. 그는 바로 카가와 테루유키였다.
 
 카가와 테루유키, 그가 나오는 영화를 보기 시작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매번 나오는 영화마다 새로운 무언가를 보여준다. 그가 나온 영화 중 내가 본 영화로는 <천국의 책방-연화>,<유레루>,<하나>이다. 이렇듯 그는 영화에서마다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이 영화 역시 그의 연기는 빛을 발한다. 다른 이들에게 있어 그리 눈에 띄게 얼굴을 드러내는 편은 아니지만, 영화에 있어 리듬감과 유연함을 심어준다. 어쩌면 그가 있었기에 이 영화는 딱딱해질 수 있었을 지 모르는 부분을 참 잘 넘어가게 만든다. 그래서인지, 그가 어떤 역으로 나오든 그가 나오는 영화라면 뭔가 기대하게 된다.
 
-잔잔하고 투명하게 다가오는 영화
 
이 영화에서는 극적인 어떤 강렬함을 추구하진 않는다. 그저 보여지는 그대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영화 내에서 선보이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과장이나 숨김으로 일관하지 않는다. 또한 보여주기에 일관하는 모습을 취하지 않는다.
 
 그러한 모습이 이 영화가 강렬하진 않으나 잔잔하고, 맑고 투명하게 선보이진다는 인상을 받게 한다. 아마도 그러한 점 때문에 마음이 넘어갔는지 모른다.
 
 눈에게 바라는 것의 아쉬움
 
-강렬하게 드러내지 않고 은은하게 드러내기에 안 보이기 쉬운 것
 
 이 영화는 실제 시놉시스 상에 보여지는 것보다 그리 격하게 진행되지 않고 조용하게 다가온다. 화면에서 보여지는 건 감정의 강렬한 표출이 아니라 그 곳에 사는 이들을 그저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 그것이 이 영화의 매력이지만, 한편으로는 자칫 제대로 느껴지지 않을 경우도 있다.
 어쩌면 우리 영화나 헐리우 영화와 같이 아주 격정적으로 감정의 표출이 많은 영화를 좋아하는 이에게는 이 영화는 조금은 답답하고 지루해 보일 수 있다.
 
 눈에게 바라는 것을 보고
 
-운류와 마나부가 펼치는 그들의 2번째 승부에 빠져들다
 
 극중 운류와 마나부는 한 번쯤 승부의 세계에 잘나갔던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리 잘 할 줄 아는 게 없는 퇴물과도 같은 존재이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꿈도 있고, 희망도 있었다. 하지만, 현실에서 한 번 크게 실패한 뒤, 다시금 올라가는데 필요한 건 바로 자신의 의지와 주위의 믿음이 아닐까 한다.
 
 운류와 마나부, 그리고, 여자기수에 이르기까지 셋은 다 같은 존재이다. 이미 더 이상 잃을 것도 없이 외길 낭떠러지에 선 채 앞을 향해 걸어나가야 했다. 그런 그들이 펼치는 승부에 어떤 결과가 온다해도 그들에게는 앞을 걸어나아갈 수 있는 그 의지 하나만으로 모든 걸 보여줬다고 본다.
 
-사람과 사람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영화
 
 지난 해, 네기시 키치타로 감독의 관객과의 대화 시간에 그가 말하는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문득 떠올렸다. 그는 '사람과 사람의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영화를 그리고 싶다.'는 의도가 담긴 그의 영화관은 이 영화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혈연이든, 지연이든, 학연이든, 모든 걸 떠나 마음으로 연결되어 있다면 그걸로 족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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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 메가박스 일본영화제] 마을 사진첩:마음으로 전해지는 영화
 


 솔직히 처음에는 그리 큰 기대하지 않았지만, 상하이 영화제 수상작이란 이유 하나때문에 그 이유가 궁금해서 본 영화다.
 
 STORY
 
 
 고향을 떠나 도쿄에서 카메라맨 보조로 일하고 있는 타카시는 좀처럼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고 힘들게 지낸다. 그러던 어느 날, 고향의 동사무소에서 마을 사진첩을 만드는데 있어 타카시의 아버지가 사진사로 내졍되어서 카메라맨 보조를 부탁받는다.
 
 아버지와 사이가 좋지 않았던 타카시는 여자친구인 린의 말에 집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아버지와 함께 사진첩을 만드는 일을 한다. 하지만, 아버지와 그리 사이가 좋지 않아 일이 좀처럼 잘 진행 되지 못하고 다투기만 한다. 타카시는 아버지가 하는 걸 보면서 뭔가 마음 한 켠에서부터 무언가 변하기 시작하는데 ...
 
 한편, 타카시의 아버지의 몸상태는 점점 나빠지기 시작한다. 타카시와 그의 아버지는 무사히 사진첩을 만들수 있을까?
 


 마을 사진첩의 볼거리
 
-빠름이 능사가 아니다. 천천히 가도 더 많은 걸 볼 수 있다.
 
 이 영화에서 타카시의 아버지는 항상 일을 하는데 있어 하루에 오직 세 곳을  찍는다. 남들이라면 빨리 사진을 찍어 돈을 벌기 위해 차를 타고 다닐 걸 매번 걸어서 간다. 사진 역시 단 1,2장 만으로 마친다. 하지만, 그것이 지닌 힘은 이 영화에서 매우 강하게 보여진다. 그 한 장을 위해 모든 걸 걸고 찍는 그 모습과 사진은 그건 누가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깨우치는 것이다.
 
 우리의 삶 역시 마찬가지다. 빠름을 추구한다고 해서 항상 좋은 건 아니다. 그 사이 분명 필요한 무언가를 놓치고 있는 지도 모른다. 그 속에서 제일 중요한 건 바로 자신에게 충실한 삶이 아닐까 싶다.

-사진을 통해 전하는 전해지는 마음과 의지
 
 타카시의 아버지는 사진에 모든 걸 건 매우 완고한 사람이다. 그런 그가 찍는 사진에는 항상 사람의 웃음과 감정이 담겨 있다. 처음에는 아버지처럼 살기싫어했던 타카시도 그의 아버지에게 담긴 사진 속에 진정함을 알아가면서 그 모습 하나 닮아가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것이 극히 짧은 시간에 담긴다면 너무나 뻔하지 않나, 그런 진부함이 아닌 하나 하나 익혀 가면서 진정한 감동을 전한다. 마을 사진첩을 같이 하자고 한 건 아버지가 아들에게 전해줄 수 있는 마지막 선물과도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마을 사진첩의 아쉬움
 
 너무나 좋아 모르다
 
 솔직히 이 영화를 보고 너무나 좋았던 나머지 아쉬운 점이 생각나지 않는다. 영화 속 모든 것이 너무 좋았기에 이루어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최고였다.
 
 마을 사진첩을 보고
 
-사진에 대해 생각하다.
 
 나에게는 디지털카메라가 있다. 필름 카메라는 아무래도 나와 어울리지 않는 다는 생각에 일찌기 포기했던 터라 지금의 디지털 카메라를 좋게 여기고 있다.
 
 이따금 찍는 사진 속에서 그나마 마음에 드는 사진 한 두 장에 만족하는 나로서는 다른 것을 중요시 여기지는 않는다. 아마 그건 그들의 사진과 내가 생각하는 사진이 조금은 달라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하지만, 영화 속의대사처럼 사진은 사람을 참 맑게 해주는 건 사실인 것 같다.
 
-타카하시 부자의 모습에서 아버지와 나를 떠올리다.
 
 그들의 모습에는 나와 아버지의 모습과도 참 겹쳐지는 점이 많다. 나 역시 아버지 처럼 살기 싫어서 타카시처럼 멀리 떠나와 살고 있다. 나 역시 타카시와 같은 과정을 겪은 적이 있기에 그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다. 물론 그의 친구들처럼 내 동창 역시 그러한 얘길 하는 터라 남 얘기 같지 않다는 점까지도.
 
 그런 면에서 타카시는 나의 모습중 하나라고 느껴졌다.
 
-사진으로 보여줄 수있는 모든 것을 보여주다.
 
 세상은 참 빨리 변하고 있다. 그렇지만, 아주 천천히 변하는 것도 있다. 빠르고 좋은 것도 좋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디지털 카메라도 마찬가지다. 찍을 때 마음만 급하게 빨리 움직이면 잔상이 생긴다거나 사람의 얼굴을 찍는다해도 제대로 나오질 않는다. 하지만,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고 서로 교류하면서 그 속에 있는 진심이나 감정을 담아낸다면 그 자체로 좋은 사진이기 때문일 것이다. 아마도 그것이 바로 사진이 전하는 본래의 의미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먼 시간을 건너 사진으로서 기억을 계속 이어져 갈테니까 ...
 
-영화를 보며 <그 산, 그 사람, 그 개>를 떠올리다.
 
 이 영화를 보면서, 올해 중국영화제에서 본 영화 <그 산, 그 사람, 그 개>를 떠올렸다. <마을 사진첩>의 사진사의 모습과 <그 산, 그 사람, 그 개>의 두 부자의 모습이 참으로 많이 닮아보였다. 
 
 그리고, 세상의 빠름보다 자신만의 흐름으로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한다는 건 바로 그 직업에 대한 장인정신이 아닐까 싶다.
 
 비록 중국과 일본이라는 각기 다른 곳에서 만들어진 영화이건만, 둘은 참 많이 닮아있다. 그런 면을 보면, 우리 영화 역시 그와 같은 모습을 지닌 영화도 있으니 서로의 공감대가 같음을 느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음으로 전해지는 영화, 마을사진첩
 
 이제껏 생각나는 걸 많이 적었지만, 솔직히 그게 얼마나 의미 있는 건지 모르겠다.이 영화는 그러한 생각보다는 영화 속에 펼쳐진 사진과 영상에 마음을 담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러한 사진과 영상을 보면서 너무나 공감했기에 앞의 말들은 어떤 면에서 그저 이 영화를 분석하려 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아마 이 영화를 본다면, 그 마음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이 영화를 본 뒤, 영상에 담긴 그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는 걸 느낄 수 있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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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 메가박스 일본영화제]
 
루트 225 : 이상한 나라에 간 두 남매 이야기 
 


 
 이 영화는 <루트225>라는 독특한 제목에 대체 뭐길래 이렇게 지었는지 궁금해서 보게 된 영화다. 솔직히 이 영화는 그 독특한 제목때문에 책을 구입해 놓고서 영화를 보고 난 뒤, 보기 위해 미루어두었다
 
 STORY
 
 어머니의 등살에 밀려 누이인 에리코는 동생인 다이고를 마중나간다. 국도 근처 놀이터에서 혼자 놀고 있던 다이고를 발견하고 집으로 돌아오다 갑작스레 이상한 일들이 그들의 눈앞에 일어 난다. 자신이 알던 모습이 아닌 다른 모습을 보게된 두 남매. 그 일은 그걸로 끝나지 않았다.
 
 멀어졌던 친구와는 친해져있고,
 죽은 동생 친구는 자신이 아는 친한 후배로 살아있고,
 오히려 있어야할 부모님이 사라지고 만 것이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 지,
 어디서 꼬이고 만건 지,
 고민하다 원래대로 돌아가기 위해 갖은 방법을 다 쓰는데...

 그들은 과연 본래대로 돌아갈 수 있을까?
 
 루트 225의 볼거리
 
-이상한 나라에 간 두 남매의 가족 찾기
 
 어느날 집에 돌아왔는데, 그 곳이 내가 알던 집이 아니라면
 이 영화는 이 모티브 자체로도 매우 독특하다.
 대개 돌아올 수 있을 것 같지만, 돌아올 수 없는 곳에 있다는 것.
 그럴 경우, 두 남매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이 때, 대개 2가지 선택 밖에 없을 것이다.
 이전의 세계에 돌아갈 것인가.
 현재의 세계에 익숙해 질 것인가.
 영화 속에서 두 남매의 좌충우돌하는 행동 자체만으로도 너무나 매력적인 영화다. 그리고, 그 속에서 싹 트는 두 남매 간의 정이 너무나 인상적으로 보여진다.  
 
-익숙한 소재인 패러럴 월드를 새롭게 풀어낸 이야기
 
 솔직히 영화에서 나오는 패러럴 월드의 세계관은 영화의 소재로는 너무나 흔한 이야기 거리이다. 하지만, 이를 소재로 한 다른 작품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걷는다.
 
 영화 자체로 보자면,
 두 남매의 성장담으로도 보여지기도 하며,
 한편으로는 가족들 간의 사랑이 돋보이는 영화이기도 하다.
 이 영화만의 독특한 개성이 살아 있어 너무나 느낌이 좋은 영화로 다가왔다.
 
-수학적인 개념으로 풀어낸 기묘한 이야기
 
 루트 196=14 , 루트 225=15
 실은 비슷하면서도 또 다른 의미로 존재하는 건 어떠한 개념으로 보여지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이 지내왔던 세계와 변한 세계를 수학적으로 표현해보면
  A, A", 이모, 이모"...
 겉으로 보기에는 같은 사람이나 실제로는 자신이 알던 기억 속의 존재와는 조금은 다른 사람이다.
 
 수학적인 개념으로 보자면, 같으면서도 같지 않은 그 무언가의 미묘함이 독특하게 다가온다. 이러한 것들은 미묘하게 비틀어진  것들인만큼 그 기묘함에 빨려들게 만든다.
 
-갑작스런 변화에 대한 대처하는 두 남매의 모습
 
 사람은 환경 변화에 아주 충실하다고 본다.
 그 어떤 혹독한 변화에서 아직껏 살아남아 있으니까.
 어쩌면 그게 바로 사람들이 지닌 하나의 모습이라고 본다.
 
 주어진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때,
 주어진 사실을 인정할 때,
 이들에게 보인 세상은 조금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의 두 남매가 펼치는 행동 하나 하나가 너무나 매력적으로 그려진다.
 
 루트 225의 아쉬움
 
 정서적 이질감
 
 아무래도 일본 영화를 본다면, 기본적으로 정서적인 이질감을 꼽을 수밖에 없나 보다. 이 영화 역시 이와 유사한 경험을 한 바 있다면 모르지만, 그렇지 않다면 그저 그런 영화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루트 225를 보고
 
-그들의 이야기가 나의 지난 이야기로 보여지다
 
 몇 년 전의 이야기인데, 군대 시절 휴가를 나왔는데 집을 이사했다는 것이다. 너무나 갑작스런 변화라 할까 이사한 곳이 이전에 살던 집 근처였음에도 불구하고 낯설게 다가오는 것이다.
 
 어쩌면 다들 그곳에 있는데, 나만 그 자리에 없었기에 그러한 변화에 익숙치 않았던 것인지 모른다. 그래서인지, 휴가 시절 우리 집이 마치 남의 집같은 기분이 든 적이 있다. 이후에도 제대 후 한동안 집에 익숙해질 때까지 그런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당시를 되돌아보자면, 갑작스런 상실의 기분을 느꼈다고나 할까. 아마도 그런 모습이 조금은 달라보였는지 모른다. 그래서인지, 그들의 이야기가 남의 이야기가 아닌 조금은 나의 지난 이야기처럼 보이기도 했다.
 
-익숙한 소재, 하지만 독특한 이야기 루트 225
 
 앞에서 말한 것처럼 이 영화 소재는 그리 낯선 것이 아니다. 다만 그들이 하는 행동이 너무나 엉뚱하고 독특해 유쾌하기도 하고 슬퍼보이기도 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들이 하는 행동 하나 하나에 어쩌면 그들의 꿈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내 심정과도 같았다고 할까. 아무튼 영화를 본 뒤, 두 남매 들의 모습이 너무나 기억에 남는 영화였다. 한편으로는,  영화 속의 익숙한 소재가 전혀 익숙하지 않게 보여진 이야기가 너무 인상적인 영화였다. 
 
 이제는 영화를 봤으니 책을 읽고 둘을 다시금 새로이 생각해보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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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줄거리
가와사키의 리사이클 공장 통근버스. 맨 뒷좌석에 야구모자를 푹 눌러 쓴 청년의 모습이 보인다. 스무살의 다케시마 나오키. 누구하고도 어울리려고 하지 않는, 어두운 눈빛의 이 청년에게는 남의 눈을 피하려는 이유가 있었다. 형인 다케시가 나오키를 대학에 보내기 위해 학비를 훔치러 저택에 들어 갔다가 실수로 살...
나의 평가
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
영화 감상평
[3회 메가박스 일본영화제]편지: 편지에 대한 기억과 나를 돌아보다 올해 메가박스 일본영화제 개막작이란 이유 하나만으로 보게 된 영화다. 지난 해 <메종 드 히미코>에서 <박사가 사랑한 수식>으로 바뀐 뒤, 영화를 보고 난 뒤 만족감이 들었던 터라 올해도 일단 보고 확인해 보기로 한 영화다. STORY 형인 타케시마 츠요시는 동생의 학비를 벌기 위해 도둑질을 하다 그만 살인을 저지르고 만다. 모든 게 자기 탓이라고 생각한 나오키는 대학진학도 포기하고 사회로 뛰어든다. 그런 그에게 돌아오는 건 살인자의 동생이란 말과 사람들의 차별이다. 그로인해, 꿈이었던 개그맨마저 포기할 지경에 이른다. 나오키는마침다니던 회사 사람의 조언으로 개그맨을 향해 모든 걸바쳐 돈과 명예,사랑, 그리고,성공이 눈 앞에 있을 때 형의 일로 좌절하고 만다.꿈과 사랑을 모두 잃은그 모든 것을 형의 존재탓으로 돌리고 형과의 인연을 이어주던 편지 마처 안 하기로 한다. 과연 츠요시와 나오키는 이대로 끝날 것인가? 편지의 볼거리 눈을 땔 수 없는 이야기 : 범죄자와 그의 가족에 씌워진 주홍글씨. 그리고, ... 옛말에 이르길, "사람은 그 죄를 미워하되 사람을 미워하지 말라." 란 명언이 있다. 하지만, 그 말은 실제로는 공염불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왜냐면, 원래 사람들은 자신을 최우선으로 알기 때문이다. 실제 나라도 친하게 지내던 이웃이 어느날 범죄자의 가족이라는 사실을 안다면 당연히 그들을 회피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가식적인 웃음을 보이며, 그들과 마주치길 꺼려할 것이다. 만약에 무슨 일이 생긴다면 당연히 그들을 문제시 여길 거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그러한 사람의 심리를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반대로 만약에 내가 나오키와 같은 삶을 산다면, 범죄자의 가족이란 명칭으로 그에게 씌워진 것을 안다면, 나역시 그와 같은 선택을하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 그게 사람이니까... 형제애냐, 현실적인 선택이냐의 그 길에서 과연 난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건 그 이후를 사는 사람의 이야기 : 끝나지 않은 죄의 수레바퀴를 그려내다 대개 사건이 일어나면, 어느 정도 선에서 끝 마무리를 하는게 일반적이다. 나 역시 영화 속에서 "이 정도면 끝이겠지." 하고 느끼던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거기에서 끝내지 않고 더욱더 많은 걸 보여준다. 어쩌면 그것이 바로 현실이니까...일본의 보편적인 주제의식 : 아무리 힘들고 괴로워도 앞으로 나아가며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다. 이 영화에서 느껴지는 것 중 하나라면 일본 영화에서 종종 나타나는 아무리 힘들고 괴로워도 앞으로 나아가며 살아가는 것이란 보편적인 주제의식이 녹아있다고 본다. 영화 속에서 보여지는 형제애, 가족애도 중요하지만, 그 이상으로 느껴지는 건 바로 "살아라!"는 주제의식이다.회피하지 않고 맞서 싸워 살아나간다면 그래도 현재보다 조금 더 나은 하루가 기다리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이 영화에서 보여지는 것은 바로 나오키와 같은 경험을 지닌 채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그들도 살아가는데, 도망치기만 하는 이들을 위해 보여주는 좋은 이야기이기도 하다. 편지의 아쉬움 영화 속에 보여지는 암울함에 짓눌리다. 영화 내내 가슴을 짓누르는 암울함은 솔직히 너무나 괴로운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어쩌면 그것이 바로 사람들이 사는 삶의 모습일테니... 되물림 되는 가난과 벗어날 수 없는 지난 과거가 짓누르는현실. 이 모두 그것이 현대 사회가 만든 장벽과도 같기 때문이다.아마도 그러한 벽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지길 기대했지만, 그러한 기대를 과감히 저버리고 있는 현실의 벽을 그대로 그려주었기에 그 어둠이 싫었다.솔직한 심정으로는 이 영화에서 헐리웃식 휴먼 드라마적인 결말을 내심 기대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모습에 아쉬워하면서도 더 많은 생각을 하게했다. 편지를 보고 그들의 삶 속에서 나를 되돌아보다. 이 영화를 본 뒤, 우리는 너무나 많은 것들에 죄를 씌우고 있다는 걸 생각하게 했다. 한 사람의 잘못으로 형제가 죄인이 되고, 가족이 죄인이 되어 평생을 사람들에 시달리며 살아간다. 마치 중세의 마녀사냥이라도 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그렇다해도 맞서 싸워서 이겨내야 하는 게 그 사람들에게 주어진 숙명과도 같은 길이다. 적어도 이 영화를 보고는 "그들에게도 관용과 기회를 베풀어야하지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그리고, 적어도 나는 그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 생각을 하게 했다. 내 기억 속의 편지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다. 솔직히 내가 편지를 쓴 기억은 스승의 날, 어버이 날 때 반강제로 쓴 편지보다, 군대시절 썼던 편지였던 걸로 기억한다.당시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들었기에 그 마음을 풀어낼 수 없어서 세상과의 인연을 연결하기 위해 편지를 무척이나 많이 썼던 걸로 기억한다. 그리고, 답장을 받고는 너무나 행복해했던 기억이 난다. 당시 편지를 쓸 때만 해도 언제나 부모님에게 효자가 되어있고주위사람들에게는 정이 충만한 사람이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지금의 난 그런 면이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어쩌면 그랬기에 고립감이 더 많아서 그랬는지 모른다.그래서인지, 편지로 보여지는 츠요시의 모습에 더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지금도 부모님과는 멀리 떨어져 지내는만큼 매일 전화하기 보다는 가끔은 편지를 보내볼까 하는 생각을 하게 했다. 내게 있어 이 영화는 "그래 가끔은 내 손으로 부모님께 편지를 쓰자."는 생각을 하게 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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