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리코의 식탁>을 보고난뒤 떠오르는 의문이 몇개 있었는데, 정작 관객과의 대화에서 질문할 기회도 없었고, 중간에 다른 분이 질문한 터라 질문할 것을 헤매었답니다. 그렇지만, 이대로 물러날 수 없었죠.

 

 아주 간단한 질문 하나를 준비했습니다.

 마침 감독님이 관객들을 위해 사인을 해주시던 터라 사인을 받은 뒤, 살짝 질문을 했습니다.

 

소노시온 감독과의 짧은 인터뷰

 

방콕맨: 감독님, 저 질문하나 해도 될까요?

 

감독님: 네

 

방콕맨: 감독님 영화를 보면, 여학생이 자주 나오는데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소노 시온 감독님, 다소 의외의 질문인 듯 잠깐 생각하시더군요

 

감독님: 글쎄요, 음...

영화를 만들다 보니 우연히, 아주 우연히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별 다른 의도는 없습니다.

 

방콕맨: 그러시군요. 감사합니다.

 

감독님: 네

 

인사를 하고는 스텝분들에게로 향하셨습니다. 집으로 오는 길에 질문하고 싶었던 게 하나 더 생각났지만, 조금 아쉽긴 하더군요.

 

 

 <노리코의 식탁> 소노 시온 감독 친필사인

 

 

출처: REVIEWER 방콕맨 R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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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리코의 식탁 GA -2
 
* 주: 이 글은 노리코의 식탁 GA에서 제가 직접 보고 들은 걸 제 생각대로 정리한 터라 실제 내용과 차이를 보일 수도 있습니다. 영화를 보신 분이라면 이해할 부분이 많지만, 그렇지 않은 분에게는 전혀 도움이 안 될 부분이 많으니 보시는 데는 주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진 및 글 정리 : 방콕맨 
 
관객: 영화가 2시간이 넘는 영화인데 영화에서 보면 중복되어서 나온 장면이 많더군요. 그렇게 한 의도가 궁금하구요.
 
 또 하나는 화면을 나레이션으로 일일이 설명하는데, 그 의도가 궁금합니다.
 
일본에서도 상영했다면 상영시간은 동일한지?
 
진행자: 우선 세번째 하신 영화 상영에 관한 질문은 제가 답하겠습니다. 이 영화는 아직 일본에서 상영하지 않았고, 오는 가을에 상영합니다. (*주 : 정식으로는 오는 9월에 상영 예정) 
 

 


감독: 영화에서 중복되어 나오는 건 의도적으로 했습니다. 의미를 더하게 하면, 머릿속의 눈의 시선이 화면 바깥으로 나오게 되죠. 그래서, 일부러 그렇게 한 겁니다.
 
 나레이션을 한 건 기계성과 한편으로, 피할 수 없는 숙명이라는 의도로 다루고 싶었습니다.
 
관객: 영화를 보면서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을 떠올렸는데요, 자신은 다시 일어날 수 없는 자기혐오와 그 원인에 대한 측면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감독: 다자이 오사무와는 관계가 없는 것 같은데요.
답을 해 드리자면, 이전에 했던 답변과 유사한 것 같군요. 영화 속에서 자기와 자신과의 관계성은 타인과 자신과의 관계성과 비슷한데, 자기와 자신과의 관계도 못 보면서 어떻게 타인을 이해하지 못하게 되며 자신의 의도를 전달하지 못하게 되며, 결국에는 희미해지게 되는 겁니다.
 
관객: <자살 클럽>과 일이 일본에서 자주 일어나는 건 일본 문화에서 그 원인이 있는 건 아닌 지 ?
 

 


감독: 네, 원인이 있다고 봅니다.
사실 일본에선 매년 3~5만 명에 달하는 사람이 자살하고 있습니다. 이는 그 어떤 전쟁보다 더 심합니다. 일본은 너무나 평화스럽고 안전한 나라라고는 하지만 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으로 더 많은 사상자를 내고 있죠. 안전한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왜 그런 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관객: 6mm로 찍으셨다는데, 제작비용은 얼마나 드셨나요?
 
감독:이 영화는 6mm로 찍지 않고 24mm로 찍었습니다. (*주, 상영전 자봉이 6mm로 촬영해 30mm로 변환했다고 사전에 설명한데 비롯되었습니다.) 영화의 제작비는 대단히 저예산이었습니다. 아마 상상하시는 그 이상으로 저예산으로 찍었습니다.
 
관객: 한국과 일본의 경우 정서적으로 어느 정도 연대감을 지니고 있지만, 혹시 서구에서 봤다면, 그들의 반응은 어떠했는 지 궁금합니다.
 

 


 
진행자: 이 부분은 제가 알고 있는 부분을 말씁드리겠습니다. <노리코의 식탁>은 카르로비바 영화제등 유수의 영화제에 소개되었으며, 수차례 입상한 바 있습니다.
 
감독: 서구의 반응 역시 대개 유사했습니다. 이미 인터넷 세대이기도 한 것도 이유지만, 또 하나는 커뮤니케이션 역시 세계적인 문제이기 때문이죠
 
관객: 음악이 기타음은 아주 편안한데, 영화에서와는 정 반대의 모습을 띠는데요. 그 이유는 무엇인지 ?
 
감독: 음악 역시 의도적입니다. 실은 역효과를 내기 위해서 였죠.
 
관객: 영화 속에서 엄마의 존재가 없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지? 영화에서 토끼, 얼룩말, 사자들을 주로 언급하는 데 이러한 것 영화에서 왜 배치한 건가?
 
감독: 어머니의 존재에 대해서는 특별히 의도한 것은 아니다.
테츠조 가족을 전통적인 가족의 모습으로 그렸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버지가 YES면 어머니도  YES 하는 것과 같은 의미죠. 만일 어머니가 자신의 위치가 있었더라면 그럴 리 없었을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결국엔 아버지의 곁에 붙어 유지하는 거죠. 아버지의 존재감이 내려갔다면 반대로 어머니의 존재감이 올라갔을 겁니다.
 
 어머니가 그림을 그리는 장면에서 사진과 그림이 보여질 때 어머니는 실은 그림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던 거죠. 사진 속에서 웃지 않는 아이들의 표정을 보지 않고 싶었던 겁니다.
 
 모든 게 부모 뿐만이 아니라 대화가 없어진 가족의 한 전형과도 같은 모습이죠. 입버릇처럼 취직해라, 일해라, 하는 것이야 말라는 것이 바로 가족의 전형이죠. 그런 말을 할 수 있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겁니다.
 
관객: 감독님의 경우, 배우의 캐스팅 시에 어떤 부분을 염두해 두셨는 지 궁급합니다.
 

 

 
감독: 캐스팅에 대해선 그렇게 염두해 두지 않았습니다. 여배우는 일단 청순한 이미지를 찾았습니다. 극중 여동생인 유카의 경우는 이미지를 찾으려 애를 썼습니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희망적인 모습을 찾으려 하는 유카의 이상적인 모습을 찾으려했죠.
 
관객: 자살 클럽의 부정적인 모습을 생각하고 왔는데, 막상 영화의 모습은 그렇지 않았는데요. 영화의 끝을 처음부터 그렇게 결정지은 채 만든 건인지 궁금하구요? 유카에게는 작지만 희망적인 모습을 보였는데, 그건 의도하신 건지요? 그리고, 자살 클럽은 호러영화 같았다면 이 영화는 작은 청춘영화 같은데, 그 이유는 뭔지 궁금합니다.
 
감독: 전 제 영화를 장르에 따라 만들지 않습니다.
영화를 만들다보니 그러한 형태가 정해지기 때문이죠. <자살클럽>을 만들 당시 상황이 너무나 절망적인 상황이었던 터라 의도적으로 해피엔딩으로 그리지 않았습니다. <노리코의 식탁>의 경우에는 처음부터 해피엔딩을 그리려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처음부터 생각한 결말은 위선적이라 싫어합니다.
 이 얘기는 앞에 한 얘기와 비슷한데 뉴튼의 사과에 대한 이야기를 대신해 얘기하겠습니다.
 사과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질 때 떨어진 뒤를 보고 그리려하기 보다는 떨어지는 그 과정을 그리려 했습니다. 떨어진 것보다는 이 것이 훨씬 덜 위선적이죠.
 
진행자: 그럼 이만 <노리코의 식탁> GA를 마치겠습니다. 감독님의 마지막 한 말씀을 듣고 이만 마치겠습니다.
 

 


 
감독: 마지막으로 이렇게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물에는 중력의 법칙에 따라 존재하는 것처럼 사과가 떨어진 모습을 그리기 보다는 사과가 떨어져 가는 모습, 즉 만들어져 가는 과정을 있는 그대로 그려내려 했습니다. 영화를 보시면서 희망을 보셨다면 저는 만족합니다.

 앞으로도 절망만이 있는 영화가 아니라 빛을 가진 영화를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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