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아이들 : 선진국과 후진국이라는 또 다른 약육강식의 세계를 담다
사카모토 쥰지 감독의 팬으로 오랜만에 스크린에서 볼 수 있던 영화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 작으로 이 작품 전에 부산국제영화제에서 <ABC 단편영화>라는 옴니버스 영화를 통해 아이들 영화를 선보인 바 있지만 정작 보질 못했다.
부산국제영화에서 이와 같은 소재를 다룬 영화로 아프리카의 현실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신은 병들었는가>, 인도네시아의 현실을 담은 옴니버스 영화 <연꽃의 노래> 등을 본 적이 있다. 이들 작품에서도 같은 소재를 다루고 있기에 그런 이유도 겹쳐서 이 작품에 대한 궁금증이 커져 본 영화.
( 주. 영화 정보에는 사카모토 준지 감독으로 표기되어 있으나 이전부터 사카모토 쥰지 감독으로 표기해서 사카모토 쥰지 감독으로 통일해서 표기합니다. )
어둠의 아이들의 매력
태국의 어두운 현실을 실랄하게 파헤치다, 어둠의 아이들
일찍이 우리가 아는 태국은 불교의 나라와 무에타이, 관광지 등으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어둠의 아이들>은 재일교포작가인 양석일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이제껏 미쳐 볼 수 없었던 태국의 어두운 현실을 보여준다.
이 작품을 보기 전 MBC의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단비’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필리핀의 극빈층 현장을 본 바 있다. 이 경우는 일회성 이벤트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태국의 극빈층에 있는 아이들이 매매와 매춘, 산 채로 장기 이식 등을 다루고 있다하지만 이 영화는 단순히 일회성 버라이어티 방송이나 드라마가 아닌 마치 직접 보는 듯한 현실감을 보여준다.
이제껏 보아왔던 태국 영화와는 너무나 다르지만 결코 이 영화를 피할 수 없게 만든다.
일본의 빛과 그림자
여기에는 단순히 태국만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일본의 모습 역시 담겨져 있다. 특히 일본의 모습은 선과 악이 공존하는 모습이 담겨져 있어 눈길을 끈다.
- 일본의 그림자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태국에서 아동 성매매를 하는 남자
자신의 아이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살아있는 태국아이의 장기 이식을 행하는 부부
이같은 모습을 보면 일본이라는 자체가 더욱 증오스러울 뿐이다.
- 일본의 빛
기자로서 일본인이 태국에서 하고 있는 잔인한 행동을 취재하는 난부 기자
일본의 NGO로서 자신의 생각을 위해 앞을 향해 나아가는 케이코
이들은 저마다의 사명감으로 자신의 정의를 위해 용기를 낸다. 그 점이 바로 일본의 한줄기 빛이 아닐까 싶다.
이처럼 일본의 양면성을 볼 수 있었기에 더 마음에 들었던 영화.
일본 영화로서는 낯설시만 신선한 충격. 배우들의 태국어, 영어 대사
이 작품의 주무대는 태국이다. 그런 만큼 태국어는 거의 필수다. 영화에 등장하는 3명의 일본인들은 태국어, 영어를 영화 내내 구사한다. 만일 일본어 대사로만 모든 것이 진행된다면 영화는 그 만큼 강렬하게 다가오지 않을 것이다. 바로 이 부분이 영화의 현실적인 감각과 감동을 일깨워준다.
또 다른 어둠의 수레바퀴를 담아내다
여기에서 등장하는 모습은 비단 이 뿐만이 아니다.
극중 아이들의 포주 역할을 하는 남자 역시 이전에는 아이들처럼 성매매를 했는데 이제는 을 경험했고 이제는 아이들의 포주로서 일하는 모습은 더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결국 어둠은 또 다른 어둠을 낳듯이 수레바퀴 돌 듯 더 큰 위험을 몰고 온다는 걸 상기시켜준다. 이 점을 또한 눈 여겨 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관객에게 던지는 질문
사카모토 쥰지 감독은 이 작품 속에서 관객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가 던지는 질문은 은유적인 방법보다는 영화를 통해 직설적인 화법으로 관객을 향해 질문을 던진다.
- 당신의 자식에게 생사의 기로가 놓여 살아있는 아이의 장기를 이식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만약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극중 한 일본인 부부가 자신의 아이를 살리기 위해 살아있는 한 아이의 장기를 이식해야하는 상황에 이른다. 이 때 이식하는 아이의 목숨을 담보로 자신의 아이가 살아야하는 상황이라면 과연 어떤 선택을 할 건 지 감독은 묻는다. 비록 내게 있어 지금으로서는 해당되지 않는 상황이지만 영화 속 모습을 보면서 과연 나라면 어떤 생각을 할 건 지 곰곰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인상적인 영화
어둠의 아이들을 보고
선진국과 후진국이라는 또 다른 약육강식의 세계를 담은 영화, 어둠의 아이들
<어둠의 아이들>은 일본과 태국을 통해 선진국과 후진국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들은 자본이라는 무기로 인해 선진국은 후진국을 착취한다. 여기에서는 그 중에서도 사회적인 약자인 아이들이 어떻게 까지 이용되고 있는가를 아낌없이 보여준다.
한국을 떠올리다.
영화 속 태국과 일본의 관계는 우리에게도 어느 정도 해당하는 상황이 아닐까 하는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과연 한국은 어떨까. 실제로 한국은 미국과 일본에 있어서는 피해자와 같은 위치이며그에 반해 여타의 아시아 권에 대해서는 가해자의 위치에 있다.
해외 결혼으로 인한 문제가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으며
성매매, 장기 매매가 금지되어 있지만 음지에서 여전히 빈번하기 때문이다.
실종 사건 역시 미해결 사건으로서 해마다 끊이질 않는는 점에서 실은 한국도 그리 다를 바 없어 보인다.
이 영화는 마치 한국의 어두운 자화상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만큼 내게 인상적인 작품으로 기억한다.
감독의 질문에 만일 나라면
앞에서 말한 것처럼 비록 지금의 나에게는 해당이 되지 않는 상황이나 만일 나의 아이가 장기 이식을 받지 않으면 안 될 상황에 처했는데 이와 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과연 이식을 받을 것인지, 받지 않을 것인지에 대해 한 번 생각했다.
나 역시 그와 같은 기로에 처한다면 과연 어떤 선택을 할 건 지 선뜻 답할 수 없을 만큼 정말이지 힘든 질문이기에 나라는 인간이 얼마나 무서운 인간인지를 한 번 더 생각하게 했다.
어둠의 아이들를 보고 떠올린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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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프란코 브로지 타비아니 감독이아프리카의 여성들의 힘겨운 삶을 담은 다큐멘터리. 소재와 이야기에 있어 여러모로 닮은 꼴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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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의 여성 감독이 만든 옴니버스 영화. 아동 성매매와 해외 결혼 등의 소재를 다룬다. 인토데시아와 태국의 어두운 모습이 묘하게 닮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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