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치 : 한국형 도술 영화의 새로운 시작

 

 

<범죄의 재구성>, <타짜>를 통해 최동훈 감독의 영화에 완벽하게 빠져들었다. 그 이후 그의 영화는 언제나 나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마침 한국형 히어로 무비를 표방한 영화 <전우치>가 유료 시사 형식으로 먼저 공개된다는 소식에 가서 바로 본 영화.

 

전우치의 매력

 

고전의 현대적 재구성, 전우치

 

  

<전우치>는 최동훈 감독이 제목으로만 알고 있던 전우치전의 전우치란 캐릭터를 현재의 관점으로 영화화한 작품으로 철저히 재미를 추구하고 있는 상업 영화다. 그런 만큼 지극히 한국적인 정서를 잘 살려낸 작품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이만하면 고전의 재구성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럼 그 이유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 한다.  

 

- 한국형 도술 영화의 귀환

 

<전우치>를 한 문장으로 말한다면 한국판 <서유기>, 최동훈 감독판 <머털 도사>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이는 주인공인 전우치가 주특기가 다름이 아닌 도술이라는 점이라는 사실과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손오공과 머털도사 갖은 고난과 파란 인생역정을 연상케 한다는 점이다. 또한, 전우치라는 캐릭터는 이른바 악동과 같지만 의로운 행동을 취한다는 점에서 홍길동에 비견될 만하다.

 

이전에도 도술을 내세운 영화는 존재해왔다. 허나 대개 중국, 일본 영화에서 주로 선 보인 반면 국내에서는 그 모습을 찾기 힘들었다. 정작 한국만의 도술은 어떤 느낌인지 조금은 의문스러웠다. 그 이유는 한국이 도술 영화는 정작 도술에 대해서는 그리 부각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나마 한국만의 도술을 가장 잘 살린 건 다름이 아닌 <머털 도사>라고 본다. 그건 그만큼 고유의 개성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도술이란 소재를 내세운 영화가 어린이 대상이었다.

 

<전우치>는 한국 영화에서 사라져가던 소재인 도술을 소재로 다룬 영화라는 점에서 주목해 볼 만하다. 더욱이 액션에 있어서도 도술에 어울릴만한 액션과 영상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도술이 지닌 강점을 잘 활용해 철저히 재미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나름 매력적인 영화.

 

- 김지운 감독의 <놈놈놈>에 비견될 만큼 멋진 최동훈 감독의 <전우치>

 

김지운 감독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은 여러 관객들이 많이 알고 있을 것이다. 좋은 놈(정우성), 나쁜 놈(이병헌), 이상한 놈(송강호) 이들을 한 영화에 담아낸 것만으로도 충분히 그 존재감은 너무나 강렬했다. 허나 <전우치> 역시 <놈놈놈>에 전혀 뒤지지 않는 전우치(강동원), 화담(김윤석), 초랭이(유해진)가 존재한다는 사실. 외모와 흥행성에서는 상대적으로 뒤질지 몰라도 연기력에서는 괜찮은 라이벌이지 않을까.

 

살아 있는 캐릭터와 캐릭터를 살려내는 배우들의 주옥 같은 연기

 

 

최동훈 감독의 영화를 보면 언제나 캐릭터들이 살아 있다는 느낌을 준다. 이는 그가 영화 속에 보여준 캐릭터들에게 저마나 개성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는 동시에 그들이 영화 속에서 살아날 수 있는 매력을 주기 때문이다.

 

- 강동원, 유해진의 환상의 콤비

 

 

 

이제껏 강동원이 보여준 연기의 폭은 꽤 넓다. 하지만, 정작 그가 대중적인 인기때문에 상대적으로 영화에 대한 평가나 반응은 극과 극을 달려왔다. <전우치>는 강동원을 중점으로 내세우면서 그가 지닌 강점이라 할 수 있는 외모, 스타일, 폭넓고 다양한 연기 등 스크린에 고스란히 녹여 보여준다. 실제 이번 영화는 그가 이제까지 보여준 영화 속 모습들을 이 작품에서 만날 수 있다. 아마도 이 영화를 본다면 그의 매력에 빠져들기에 충분하다.

 

유해진은 그 위치가 크고 작음을 떠나 영화에서 언제나 자기 몫은 확실히 하는 배우다. <전우치>에서 초랭이로 분해 인간이 되고픈 동물 캐릭터로서 인간적인 면과 동물적인 면을 보여준다. 특히 <타짜>에서 조승우와 환상의 콤비를 보여주던 그가 이번에는 강동원과 환상의 콤비를 자랑한다.

 

- 김윤석의 존재감

 

  

김윤석 그가 정점을 찍은 영화가 <추격자>지만 그를 알린 영화는 다름이 아닌 <타짜>. 최동훈 감독과 다시 손잡고 선 보인 화담은 선과 악의 양면성을 지닌 캐릭터로서 극중 전우치와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길을 걷는다. 전우치의 캐릭터와는 전혀 다르면서도 복잡 미묘한 캐릭터 화담은 김윤석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싶다. 그 점에서 그의 존재감은 역시나 빛을 발한다

 

- 다중인격 임수정

 

  

이제껏 보여준 임수정이 가진 매력은 많다. 그 중 가장 정점이었다면 <사이보그지만 괜찮아>의 히로인이 아니었을까 싶다. <전우치>에서는 조선시대와 현재. 그리고, 또 다른 인격에 이르기까지 전작을 뛰어 넘는 매력을 이끌어낸다.

 

- 약방의 감초 신선 3인방 송영창, 김상호, 주진모

 

  

영화에서 신선으로 등장한 송영창, 김상호, 주진모는 이번 작품에서 약방의 감초 역할을 한다. 조선시대와 현재의 상황에 따른 이들의 놀라운 변모를 지켜보는 재미고 쏠쏠한 편.

 

- 최동훈 감독의 전작 출연 배우들의 깜짝 출연

 

 

염정아, 백윤식 등을 비롯해 최동훈 감독의 지난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이 영화 속 여기 저기에서 등장한다는 점에서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맛깔 나는 대사와 영화를 더 재미있게 만드는 대사 속 복선

 

영화에서 대사가 가지는 힘은 실로 대단하다. 최동훈 감독은 기본적으로 액션 영화를 추구하지만 이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건 바로 대사에 있다. 실제 <전우치>를 더 재미있게 만드는 것은 바로 캐릭터마다 그에 딱 맞아 떨어지는 대사가 가지는 힘을 무시할 수 없다.

 

고전적인 캐릭터인 전우치가 조선시대, 현재를 오가며 하는 맛깔스런 대사는 이 영화를 더욱 재미있게 풀어낸다. 어떤 점에서는 보이는 재미보다 듣는 재미가 더 좋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 영화의 대사는 매력적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대사를 통해 그려내는 복선이다. 이는 통상적인 영화라면 말이 안 되는 황당무계한 느낌을 가끔 주기도 한다. 허나 이 영화는 아시다시피 도술을 내세운 영화다. 그러니 언제 어디서 무엇이 일어나도 그냥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색다른 세계를 제공한다. 그러니 그저 영화의 흐름에 맡겨 본다면 그 자체로 의외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전우치의 아쉬움

 

아쉬움이 남는 CG

 

굳이 아쉬운 점이라면 CG에서 약간 아쉬운 잠면이 몇몇 있었던 것이 옥의 티가 아닐까 합니다. 이 부분만 더 자연스러운 움직임으로 표현되었다면 더 좋은 영화로 남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전우치를 보고

 

한국형 도술 영화의 새로운 시작, 전우치

 

전우치는 잘 만든 상업 영화로서 여러 모로 눈길을 끄는 영화다. 그 중에서도 내 눈을 가장 끈 건 바로 한국형 현대판 도술 영화라는 사실이다. 이전까지 도술을 내세운 영화들이 있긴 하나 그것이 중국, 일본에서 보여주었던 것이 주를 이루었다. 그에 반해 국내에서는 자취를 감춘 지 오래 되었다. 그나마 가장 극장에서 최근에 개봉된 작품으로는 95년 극장용 애니메이션 <돌아온 영웅 홍길동>이라 할 수 있다. 허나 이 작품 이후 그 모습을 찾기 힘들었다.

 

<전우치>는 이전의 작품에서 장단점을 요즘의 관객 코드에 맞춘 작품이다.

도술을 소재로 다루면서도 요즘 트렌드에 맞는 멋과 재미를

아이들 영화를 벗어나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영화로

고전적인 맛과 현대적인 맛의 조화를 통해

중국이나 일본 영화에서 볼 수 없는 우리 만의 도술 영화의 성과와 가능성은 여러 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할 수 있다.

 

이는 기존의 한국 영화가 다루던 소재의 폭을 넓혀 주었다는 것은 앞으로도 얼마든지 좋은 기획만 할 수 있다면 <전우치>를 뛰어 넘는 작품들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바로 그런 점 때문에 내게는 더없이 매력적인 영화.

 

전우치를 보고 떠올린 영화

 

 

<서유기>를 영화화한 작품은 많다. 그 중에서도 지금도 사랑 받고 있는 고전 <서유기>를 주성치에 의해 영화화된 <서유기>가 인상적인 작품이 아닐까 한다. 시간과 공간을 오고 가는 모험 활극으로 도술을 내세운다는 점에서 여러 모로 <전우치>에 영향을 끼친 작품

 

 

이두호 작가의 동명 만화를 TV 애니메이션 영화화한 작품. <머털도사>, <머털도사와 108 요괴> 등의 작품의 그림자를 <전우치>에서 발견할 수 있다.

 

 

만화 영화 <홍길동> 95년 리메이크한 작품. 홍길동을 떠올리다 보니 자연스레 이 시리즈를 떠올리게 되었다.

 

 

<홍길동전>을 현대적 관점으로 재해석해 만든 영화라는 점에서 전우치와 좋은 비교가 되는 영화

 

 

전우치의 세 명의 주인공에게서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주인공을 자연스레 떠올렸다. 좋은 비교 대상이 될만한 영화.

 

전우치 부산 유료시사 메가박스 서면 무대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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