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문 : 영화 속에서 2009년 한국을 떠올리다

 

 

 

국내에 소개되기도 전 일본 영화 블로그를 돌아다니다 우연히 포스터를 접해 호기심을 가졌던 영화.

 

더 문의 매력

 

클론을 통해 본 세상, 더 문

 

   

<더 문>은 클론을 소재로 다루고 있다. 영화에서 클론이 등장한 건 아주 오래된 만큼 어느 정도 익숙한 소재다. 하지만, 이 영화는 기존의 클론을 다룬 영화와는 또 다른 관점에서 세상을 이야기 한다. 그 점이 바로 이 영화의 매력이다.

 

SF 영화로서 장르를 넘어 그 이상의 작품성을 보여주다

 

아시다시피 <더 문>은 장르상 SF 영화다. 하지만 이 영화가 가지는 모습은 그저 일반적인 블록버스터 SF 영화 속에서의 모습과는 다르다.

 

그 흔한 액션도 좀처럼 보기 힘들고

게다가 물량 공세도 보기 힘들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 자체로 인상적인 작품성을 지니고 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샘을 통해 본 인간에 대한 물음

 

  

극중 샘에 있어 달은 3년간 근무해야 하는 직장이다.

돌아갈 마음의 고향은 지구다. 그리고, 지구에는 가족이 있다.

사람 하나 없고 오직 거티 만이 그의 유일한 친구다.

그나마 가족과 연결할 수 있는 유일한 도구인 통신마저 두절된 지 오래이다.

그의 고독감은 무엇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인가

그런 그에게 3년이란 시간을 이겨내는 데 있어 유일한 낙은 가족이라는 돌아갈 곳이 있다는 사실.

 

  

샘에게 있어 달과 지구라는 결코 갈 수 없는 거리와 그의 유일한 희망인 가족을 보면서 흡사 한국의 기러기 아빠를 연상케 한다. 아마도 그의 모습 때문에 더 깊이 각인되는 건 아닌 지 싶다.

 

- 샘의 환경을 통해 본 모습에서 한국의 가까운 미래를 떠올리다

 

샘을 둘러싼 외부적인 요인은 그 뿐만이 아니다.

그에게 있어 세상과 교류할 수 있는 정보 조차 조작되며

그저 보는 것이라고는 흑백 영화

그 어떤 새로운 소식조차 알 수 없다.

이와 같은 정보의 독점과 일방통행은 결국 사람을 세뇌시켜 더욱 한 방향으로만 가게 만든다. 뭐랄까. 지금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상황과 그에 대한 미래를 떠올리게 한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 감독이 말하는 영화 속 미래는 바로 현실의 초상

 

  

<더 문>에 더욱 빠져든 이유는 영화 속 미래가 비단 영화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현실이 있다는 사실이다.

 

3년이라는 기한 동안 죽어라 일하는 샘.

회사의 관리에 의해 철저히 살아가야만 하는 그.

필요한 것 이외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삶에 대한 희망인 가족과의 통신 쌍방향이 아닌 일방적인 통행에 불과하다. 

 

영화 속 미래상에 보여진 샘과 회사는 강자와 약자의 구도라고 할 수 있다. 미래에는 더 좋아지지 않을까 말하기도 하지만 감독이 말하는 미래는 어두운 면을 담아내고 있다.

 

미래는 강자는 약자에게 있어 지금보다 더 독하고 괴로운 방법으로 자신들의 이익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샘과 같은 존재는 그저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현재보다 미래는 나아지길 바라지만 과연 그럴까. <더 문>을 통해 보여준 현재와 미래의 부정한 권력의 모습을 본다면 미래 역시 지금보다 더 나빠질 뿐 그리 다를 바 없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지금의 한국이라는 현실을 본다면 영화 속 미래를 연상케 한다는 점에서 인상적인 모습으로 기억한다.

 

- 신화의 재구성. 샘에게서 그리스 신화의 시지프스를 엿보다

 

끝없이 일을 해야 하는 존재인 샘. 고향인 지구에서 멀이 떨어진 달에서는 일하는 것 말고는 별다른 특별한 것을 기대하기 힘들다. 그런 그의 모습에서 그리스 신화 속 시지프스의 모습을 엿 볼 수 있다.

 

이는 또한 직장이라는 수레바퀴 속에서 사는 이들의 모습을 극단적으로 담아내고 있기도 하다.

 

더 문을 보고

영화 속에서 2009년 한국을 떠올리다, 더 문

 

<더 문>은 미래를 그린 영화지만 지극히 현실적인 영화라고 본다.

회사란 이름의 권력층

샘으로 대변되는 수레바퀴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

지구와 달만큼 먼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의 거리

권력이 보여주는 지극히 단편적인 정보 속에 살아가는 현실

이러한 모습은 미래의 모습이 아니라 우리의 현실에서 발견할 수 있다.

 

아는 분은 곧잘 내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서민은 그저 가진 자들의 배를 불려주는 보급대에 불과하다고. 난 이 말에 대해 그 어떤 반론을 할 수 없었다. 그게 사실이니까.

 

실제 한국의 현실은 어떤가?!

제일 정직하게 세금을 내는 사람은 서민이다.

피 땀 흘려 번 돈으로 각종 세금을 낸다.

허나 현실은 부조리와 불평등, 계급, 서열화를 양산하고 있다.

 

역사 속 왕족, 귀족, 자영농, 노예의 계급 구조가 민주화로 인해 평등해졌다. 허나이는 다시 신분제가 아닌 부의 척도에 의해 부유층, 중산층, 시민, 극빈층으로 나뉘어 졌다. 이를 규모에 따라 구분하면 대기업, 중소기업, 자영업자, 하청업으로 나뉜다. 그리고, 일하는 사람에게 정직원, 계약직, 비정규직, 아르바이트로 새로운 계급을 만들어냈다. 부유하고 성장했다고는 하나 나아졌다고 판단하는 건 사람이다. 하지만 삶은 더욱 더 많은 차이를 만들고 괴롭고 힘들어하는 사람은 늘어나는 판국이다.

 

극 중 샘의 존재는 가장 바닥에 있는 존재이자 지금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실에서 약자의 초상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더 인상적으로 다가왔던 영화.  

 

더 문을 보고 떠올린 영화

 

매트릭스

 

한정된 상황에서 끊임없이 반복되는 삶을 사는 샘의 모습은 매트릭스에서의 네오를 떠올리게 한다.

 

6번째 날

 

복제인간을 전면으로 내세운 영화. <더 문>과는 달리 전형적인 액션 블록버스터 SF 영화. 극 중 복제인간인 샘과 깁슨의 여정이 상당 부분 닮았다.

 

아일랜드

 

복제인간의 자기 찾기라는 여정과 과정이 닮았다.

 

블레이드 러너

 

샘과 <블레이드 러너>의 복제 인간의 삶과 모습이 겹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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