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터즈 거친녀석들 :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개성이 숨쉬는 전쟁 영화
쿠렌틴 타란티노 감독이 만든 세계 2차 대전을 배경으로 한 전쟁 영화. 게다가 브래드 피트가 참여했기에 과연 이들의 호흡과 효과는 어떨 지 궁금해서 본 영화. 그보다 앞서 브라이언 싱어 감독과 톰 크루즈가 호흡을 맞춘 세계 2차 대전을 배경으로 한 영화 <작전명 발키리>가 있었기에 어떤 점에 초점을 맞춘 영화일 지 한 번 비교해 보고 싶었던 작품
물론 이 영화의 원작을 안 본 내게 있어 원작의 이미지는 알 리가 만무하기에 어디까지나 이 영화에 대한 심정을 담아보고자 한다.
바스터즈 거친녀석들의 매력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스타일 전쟁 영화, 바스터즈 거친녀석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명성은 너무나 유명하다. 하지만, 그 외에 또 하나 눈 여겨볼만한 점은 바로 여러 장르 영화에 대한 실험과 도전이 아닐까 한다. <바스터즈 거친녀석들> 역시 그 좋은 사례 중 하나다. 여러 장르 영화들에 대한 도전과 그만의 해석이 돋보이는 가운데 이번에는 바로 전쟁 영화에 대해 도전한 셈이니 말이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바스터즈 거친녀석들>은 전쟁 영화인 동시에 독일군에게 고통을 겪은 유태인들의 복수를 다룬 영화라고도 말할 수 있다. 간단히 말하자면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방식이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답게 그의 영화 속 폭력성은 여전하다는 사실. 바스터즈 일원들이 펼치는 독일군을 향해 보여준 복수 방식은 세계 2차 대전을 소재로 한 영화의 복수 방식과는 거리가 먼 원초적인 폭력성을 그려낸다. 그들의 복수가 보여주는 시각적인 충격은 대단하다.
게다가 전쟁영화로서 블록버스터 영화처럼 스케일을 중시한 영화와는 다소 거리가 멀다. 대신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하며 다양한 에피소드들의 만찬을 벌인다.
세계 2차 대전이라는 소재를 활용한 전쟁 영화라는 점에서 그의 실험과 도전 정신은 또 다른 접근이 돋보인 영화.
브래드 피트의 이미지를 깨뜨리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영화는 확실히 그만의 스타일이 있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자신의 영화에 등장하는 헐리웃 스타 배우들을 철저히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려낸다. 아마도 그의 영화를 좋아한다면 이 영화는 더 없이 좋은 영화겠지만 그렇지 않고 브래드 피트를 떠올리고 본다면 오히려 불친절한 영화에 더 가까울지 모른다. 그건 브래드 피트가 가진 면면을 확실히 파괴하기 때문이다. 때론 그것이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아마도 이 영화에서 나온 브래드 피트는 이전까지의 그의 이미지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이전과는 다른 그를 만날 수 있는 것으로도 나름 볼만한 영화.
최강의 악역 캐릭터 한스 란다 대령, 크리스토퍼 왈츠
아마도 이 영화에서 볼 때는 처음에는 브래드 피트에 주목할 지 모른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난 뒤에는 어느 새 한 인물에게 시선이 가게 된다. 그 인물은 바로 이 영화 최고의 악역 한스 란다 대령의 크리스토퍼 왈츠.
웃음 속에 비수를 숨기고 있고 비열함과 영악함을 감춘 잔인한 유태인 학살자라는 애칭을 지닌 한스 란다 대령의 모습은 이 영화 최고의 매력적인 캐릭터다.
바스터즈 거친녀석들을 보고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개성이 숨쉬는 전쟁 영화, 바스터즈 거친녀석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전쟁 영화는 주류 전쟁 영화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전쟁의 스케일을 그려내기 보다는 바스터즈라는 특수 부대를 중심으로 그려낸다. 그리고, 캐릭터들의 향연과 에피소드들로 이루어진 다채로운 볼거리는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독일군에 대항하는 연합군의 대결구도에서 지극히 미국적인 방식으로 독일군을 제거하는 과정을 그려낸다.
하지만 그 중심에는 어디까지나 유태인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손을 거쳐 다시 태어난 <바스터즈 거친녀석들>은 독일 VS 유태인의 전쟁의 구도로 다가온다. 물론 다른 방법으로 보여질 여지도 있겠지만 적어도 내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
미국인과 미국계 유태인의 모습을 엿보다
일단 이 영화의 복수라는 점은 매우 인상적이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인가?! 실상 이 영화에서의 대립구도는 어디까지나 나치 VS 유태인이다.
피해자인 유태인이 있고 가해자인 나치가 있다면
피해자인 나치와 가해지인 유태인이 있다.
복수라는 이름으로 벌어지는 하나의 피의 수레바퀴라는 점에서 이 영화는 그저 세계 2차 대전에만 머무르고 있는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전에도 세계 2차 대전을 배경으로 한 전쟁 영화에서 늘 그렇듯 유태인과 나치는 최고의 대결 구도를 보여준다.
하지만, 그걸로 끝일까.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영화와 과거의 일이 아니다. 독일의 나치도 없는 세상이지만 그 대상을 바꾸어서 지금도 여전히 그와 같은 행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유태인의 복수극은 여전히 독하고 잔인하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기에 어떤 면에서는 그들의 무서움을 또 한 번 뼈저리게 느끼게 만든 영화.
바스터즈를 통해 일제 시대의 독립군의 모습을 연상하다
영화 속에서 보여진 바스터즈의 활약상은 매우 충격적이다. 내 머릿 속 한 켠에서는 이들의 모습에서 독립군의 모습을 떠올려 보게 했다. 아마도 그들 역시 독립을 위해 자신의 모든 걸 걸고 다녔을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의 우리가 존재하는 건 아닐 지. 새삼 그 분들에게 고마움을 느끼게 하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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