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갈매기 : 나도 갈매기였기에 공감했던 영화
나는 부산에 살고 있다. 그리고, 야구는 어릴 적부터 좋아했다. 프로야구 원년부터 야구를 지켜봤고, 롯데의 2번 우승을 보기도 했다. 비록 지금은 야구장을 찾지는 않지만 한때는 기회가 되면 야구장에 가곤 했다.
그런 내게 있어 <나는 갈매기>란 영화의 개봉은 너무나 기대가 되었던 작품이다. 2009년 시즌을 롯데 자이언츠를 담은 다큐멘터리라는 점에서 프로야구로서는 최초의 장편 다큐멘터리로 상업 영화로 상영된 것도 독특했다. 하지만 내게 있어 팬이기이에 시즌 동안에 보면 왠지 불안한 예감이 들 것 같아 롯데의 마지막 행보를 다 보고 난 뒤 본 영화.
나 역시 갈매기이기에 과연 어떤 모습을 담아냈을 지 궁금했던 영화.
나는 갈매기의 매력
롯데 자이언츠의 팬이기에 더욱 공감했던 영화, 나는 갈매기
2009 시즌 무대 뒤의 롯데 자이언츠를 만나다
야구를 볼 수 있는 방법은 몇 가지가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손 쉬운 방법이 야구장과 TV, 라디오와 같은 매체를 통해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대개 이 경우 눈으로 볼 수 있는 건 야구 경기 자체다. 그렇기에 야구를 지켜보는 건 그 당시의 모습이 전부다.
하지만, 여기에는 야구 경기에서 보여지는 모습이 아닌 무대 뒤의 롯데 자이언츠를만날 수 있다. 보이는 것이 아닌 보여지지 않는 이면에 가려진 롯데 자이언츠의 모습을 보면서 왠지 뭉클해지는 감정을 느끼게 만든다.
롯데 자이언츠 선수이기에 가지는 압박감과 힘의 원천 갈매기
야구 팬 가운데 가장 뜨겁고 냉정한 팬 가운데 롯데 자이언츠 팬인 갈매기를 꼽지 않을 수 없다.
잘할 때는 뜨거운 격려와 힘을 주지만
못할 때는 가장 냉정한 모습을 보이는
그게 갈매기다. 그 때문에 롯데 자이언츠 선수라면 가지는 격려와 압박이라는 양날의 검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롯데에서 잘 해내는 선수는 천국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지옥이 따로 없다.
여기에는 그런 모습이 너무나 잘 담겨 있기에 여러모로 많이 공감할 수 있던 영화.
롯데 자이언츠의 팬
롯데 경기가 있다면 전국 어디를 가도 롯데 자이언츠 팬이 있다. 이 바람은 어딜 가도 결코 물러서는 법이 없이 끝까지 달린다. 그래서, 그들의 모습은 더욱 각별하게 다가온다.
야생야사 부산 사람들을 담다
부산이라면 간단하게 야구를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으로 나뉜다. 그리고, 야구장에서 사고가 많이 일어나는 곳이 롯데 야구 경기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부산 사람의 모습은 내 주위에 늘 있는 사람들의 모습과 별반 다를 바 없다.
야구 시즌이면 롯데 자이언츠가 이야기의 단골 메뉴로 등장한다.
늘 자신이 감독인 마냥 라인업을 짜고
못하면 바로 사정없이 욕하고
TV 채널을 돌렸다가 다시 보고
재방송이라도 경기를 보고 또 보고 또 보는 모습
그게 부산 사람이다. 영화 속 사람들의 모습 비록 영화에 등장하지 않지만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도 별반 다를 바 없다. 그게 바로 부산 사람이니까. 갈매기니까
롯데 자이언츠와 롯데 팬의 애증관계
롯데 자이언츠가 야구 구단 자치로서는 1000억이 넘는다는 뉴스를 전해 들었다. 실제로 그 가치는 롯데 자이언츠의 몫도 있겠지만, 이들을 받치고 있는 팬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롯데 자이언츠 팬이라는 이름보다 더 친숙한 이름 갈매기
그들은
잘하면 잘하는 대로 대해주고
못하면 인정 사정 보지 않고 까는 모습이 있다.
그게 아마 부산 사람의 마음이 아닐까 싶다.
물론 이러한 환경에서 잘하는 선수도 있고 그렇지 못한 선수도 있다.
이들을 바라보는 갈매기들의 심정은 또 어떨까.
롯데 자이언츠를 향한 찐한 사랑과 찐한 원망으로 점철된 갈매기들의 응원. 바로 이것이 있기에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는 게 아닐까 싶다. 롯데 자이언츠 선수단과 갈매기와의 애증이 담긴 2009년 시즌을 제대로 맛볼 수 있던 시간이었기에 인상적인 영화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과의 특별한 만남으로 열광했던 시간
내가 본 날이 부산에서 열린 무대인사 시간이었기에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을 직접 볼 수 있었다. 아마도 이만한 시간은 야구장이 아닌 곳에서 얼마나 만날 수 있겠는가. 그 자체로 마냥 좋았던 시간
나는 갈매기를 보고
나도 갈매기였기에 공감했던 영화, 나는 갈매기
부산에 산다면 어디든 그렇지만 롯데 자이언츠가 가지는 건 가히 종교 그 이상이라고 할 수 있다.
불과 내가 어릴 적에만 해도 공터에서는 공 주고 받기는 일상이었다. 그리고, 조금 나이가 들어서는 친구들끼리 동네 야구를 종종 했었다. 물론 지금이야 워낙 바쁜 세상이다 보니 그럴 기회가 없지만.
부산에 있어 야구는 유별나다. 나의 학창시절 만해도 즐겨보는 신문이 스포츠 신문 야구 란이었고, 공부하는 와중에도 늘 롯데 야구 중계를 듣곤 했으니 말이다.
비록 영화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야구장에 자주 찾지는 않고 그저 방송에 귀 기울이는 편이지만 나 역시 부산에 사는 롯데 자이언츠의 팬이기에 영화를 통해 느끼는 감정은 남다르다.
그들이 보여준 열정과 이들을 지켜보는 관객들이 있기에 더 야구는 드라마틱하고 재미있게 보이는 지도 모른다.
나도 갈매기다.
이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싶다
2010 롯데 자이언츠를 기대하며
2009년에 아쉬움이 남지만 가을 야구까지 볼 수 있어 좋았던 시간이다. 다만 <나는 갈매기>를 통해 보여준 롯데 자이언츠의 야구가 여기에 머무르는 건 나 역시 원치 않는다.
부디 2010년 시즌에는 더 높은 곳에 서 있고 야구를 조금은 편하게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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