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회 부산국제영화제] 신부의 수상한 여행 가방
일본 영화에서 늘 기대가 되는 여배우를 꼽자면 그 속에서 끼는 여배우로 단연 우에노 쥬리를 떠올린다. 그리고, 그녀의 상대역으로 키무라 요시노라는 연기파 배우가 있다는 사실이 실은 눈에 들어왔다. 두 사람의 팬이기에 이건 당연한 선택이었다. 게다가 이 영화의 감독은 일본 영화 속에서 늘 개성 넘치는 연기로 시선을 끄는 배우 키시타니 고로의 감독 데뷔작이라는 점에서 끌려서 본 영화.
신부의 수상한 여행 가방의 매력
히로코와 후쿠코의 좌충우돌 성장 영화 B급 버디 무비
결혼하면 행복해 질 거라 믿는 여자 히로코(우에노 쥬리)가 결혼식을 앞두고 살인사건에 연루되자 자신의 결혼을 위해 벌이는 행각에 사랑하는 남자에게 매번 차여 죽기를 바라는 여자 후쿠코(키무라 요시노)가 합세해 벌이는 B급 코믹 버디 로드 무비.
우에노 쥬리와 키무라 요시노의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한 개성 넘치는 버디 무비는 여러모로 풍부하고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아무래도 B급 영화다 보니 이른바 싼 티 나는 면도 없지 않다. 게다가 요즘 한국 영화의 흐름이라 할 수 있는 탄탄한 짜임새의 이야기와도 다소 거리가 있다. 하지만 그보다는 다양한 에피소드, 개성 넘치는 인물, 두 여주인공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 여러모로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키무라 요시노, 우에노 쥬리의 힘
이 영화의 중심에는 우에노 쥬리와 키무라 요시노가 있다.
우에노 쥬리의 경우 영화의 이미지와 딱 맞는 성향의 배우인데 반해
키무라 요시노는 이제까지 보여준 모습과는 너무 달라 다소 거리가 먼 배우였다.
하지만, 그녀 스스로 영화를 통해 보여준 모습은 우에노 쥬리를 더욱 살게 해 주었다는 점에서 간과할 수 없다.
두 사람이 함께 한 영화에 대해 이 영화 외에는 알고 있지 못한 나로서는 두 사람의 호흡이 이 영화를 생생한 영화로 만든 환상의 호흡을 무시할 수 없다.
현실과 추상, 그리고, 판타지의 경계를 교묘히 넘나들다
그의 영화에는 다양한 색깔을 지니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건 바로
현실적인 이야기
추상적인 비주얼
교묘한 판타지의 세계
이들을 넘나들면서도 하나의 제대로된 이야기를 만들어나간다는 점이다. 물론 어느 한 점에 쏠림 현상이 있었다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자체를 잘 표현해 내었기에 더 재미있게 다가 온 작품.
개성파 배우 키시타니 고로를 감독으로 만나다
키시타니 고로는 여러모로 배우로 유명하다, 그가 출연작이 많은데다 개봉된 일본 영화에서 그는 다정다감한 아버지에서 냉혹하고 잔인한 야쿠자 보스에 이르기까지 극과 극을 넘나드는 연기를 보여주었다. 그런 그였기에 과연 감독으로서 어떤 모습의 영화를 보여줄 지 궁금했다. 이 영화가 그런 측면에서 감독으로서의 키시타니 고로의 출발점이기에 자연 눈이 갔었다. 더욱이 GV로 방한했던 만큼 그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이 팬으로서 기쁨이었다.
키시타니 고로 감독이 말하는 신부의 수상한 여행 가방
- 우에노 쥬리를 캐스팅 한 이유
극중 여주인공으로 우에노 쥬리를 캐스팅한 이유에 대한 질문에 유에노 쥬리를 데뷔했을 무렵 함께 출연한 바가 있어 잘 알고 있었으며 이 영화의 주인공으로는 오직 우에노 쥬리만 생각했다고 한다.
- 데뷔작이면서 여느 배우들과 달리 직접 배우로 나서지 않은 이유는
여느 배우들의 경우 감독으로 나설 때 배우로 출연하는 일이 잦은데 직접 출연하지 않은 이유에 대한 질문에 키시타니 고로 씨는 이번이 첫 작품이라 배우의 입장이 아닌 철저히 감독의 입장으로 해보고 싶었다. 배우로 출연한다면 자신이 아무래도 영화를 주관적으로 볼 수 있기에 그와는 선을 긋고 싶었기에 객관적으로 어느 정도 거리를 둔 감독의 입장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 했었다.
- 부산국제영화제의 인상에 대해
연극을 하고 있어 종종 브로드웨이를 일년에 한 번 씩을 꼭 가는 데 관객의 반응이 부산국제영화제에서의 관객의 반응과 비슷하다. 그래서, 브로드웨이를 가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고 한다.
- 저예산 영화로서의 힘든 점
아무래도 일정과 제작에 따른 점에서 힘든 점이 많았다. 그 때문에 상황에 맞춰 촬영할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예산도 한계가 있던 만큼 돈이 제법 드는 CG는 아예 포기했다. 그대신 옛날의 제작 방식을 참고해서 작업해 무리 없이 마칠 수 있었다고.
신부의 수상한 여행 가방를 보고
키시타니 고로 감독의 인상적인 데뷔작, 신부의 수상한 여행 가방
배우로서 키시타니 고로는 상당히 인상적인 배우였다. 그가 어떤 역할이든 거기에 맞는 존재감을 보여주는 배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감독으로서 그의 모습은 이 영화가 데뷔작이라는 점에서 명확하게 이것이 그의 색깔이라고 단정지어 말할 수 없다. 적어도 이 작품 하나를 통해 보여준 모습은 다음 작품에 대해 충분히 기대를 해도 좋을 것 같다. 적어도 내가 본 관점에서는 이 영화는 충분히 재미있고 유쾌한 영화였기 때문이다.
개성파 배우로서 유명한 키시타니 고로 씨이기에 감독이 아닌 배우로서 다시 한 번 방한했으면 하는 마음을 감출 수 없다. 그러나, 이 영화를 보니 물론 배우로서의 모습도 좋지만 감독으로서도 부산국제영화제를 종종 찾았으면 좋겠다.
저예산 B급 영화건만 한국 영화에 나름 시사하는 바를 보여주다
한국 영화에 있어 종종 일어나는 현상 중 하나로 기술에 중점을 두다 보니 정작 영화가 겉도는 것 모습 보다는 싼 티 나도 영화 자체가 개성 있어 보인다면 그게 더 좋은 영화다. 싼티 나는 장면도 어떻게 그려내느냐에 따라 더 재미있게 보일 수 있는가에 대한 해답을 잘 보여준다.
게다가 이 영화의 메인인 우에노 쥬리와 키무라 요시노를 보면서 캐스팅만 잘 하면 작은 영화의 힘을 배가 시켜준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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