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 : 한국형 괴수 영화
<괴물>, <디 워>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괴수 영화에서 <차우>의 등장으로 인해 기대해 본 영화. 지난 부산국제영화제 <그녀들의 방> GV에서 정유미 씨가 사인에 ‘차우’에 관한 이야기를 해서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다.
차우의 매력
한국형 괴수 영화, 차우
한국의 괴수 영화는 시대를 건너뛰긴 했지만 SF적인 요소가 강한 작품이 주를 이루었다. <괴물>의 등장은 한국 영화 속 괴수 영화에서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면 <차우>는 괴수 영화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그와는 또 다른 모습으로 괴수 영화의 길을 보여준다.
차우에는 괴수 영화가 보인다
차우를 보면 눈에 익은 괴수 영화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장면을 배치하고 있다.
인간의 오만한 행동에 의해 탄생한 돌연변이
인간을 습격하는 괴수
예로부터 구전해 내려오는 괴수에 관한 일화
괴수와 인간과의 처절한 사투
새끼를 지키기위한 괴수의 눈물 겨운 사투
괴수의 복수극
이와 같은 일련의 흐름이 영화 속에서 살아 숨쉬고 있다.
바다에는 <조스>가 있듯, 산에는 <차우>가 있다면 그리 이상할 게 없다. 멧돼지를 내세운 괴수물이 없다는 점에서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온다.
- 차우 VS 인간의 대결
<고질라>, <킹콩>, 조스>와 같은 괴수 물의 특징중 하나를 들자면 바로 자연을 파괴하는 인간에게 내리는 천벌이 바로 괴수다. 극중 괴수라 할 수 있는 식인 멧돼지 차우는 개발이 가져온 자연의 파괴에 따른 자연의 반격이라 할 수 있다.
- 식인 멧돼지, 차우 허구지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현재 농촌에서 가장 무서운 동물을 들자면 바로 멧돼지다. 먹이 사슬이 깨어진 지 오래인데다 산은 곳곳에 끊겨 있어 살아 남기 위해서는 결국 먹어야 하는데 가장 풍족한 곳이 인가가 있는 곳이라는 사실. 빈번히 농가를 습격하는 멧돼지에 관한 뉴스는 지난 일이 아니라 지금의 일이다.
만약 이들이 사람을 노린다면?
아마도 이 영화와 같은 모습을 보이지 않을 거라고 장담하지 못한다. 영화라는 허구건만 공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우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기존의 괴수 영화와의 차별화
이 영화는 괴수 영화라는 장르 영화에 있어 조금은 차별화하는 시도가 군데 군데 엿보인다.
- 도심과 사람이 많은 곳을 벗어나다
괴수 영화하면 으레 도심이나 휴양지 해변과 같은 사람들이 많은 곳을 습격하는 게 주를 이룬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와는 다른 길을 선택한다. 식인 멧돼지 차우에 걸맞게 도심이나 휴양지가 아닌 농촌을 선택한다. 실제 농촌에서 가져다 주는 공포감은 도시와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 만하다. 이런 시도 자체로 충분히 매력적이다.
- 공포와 웃음을 적절히 배분한 영화
괴수 영화라는 자체가 공포를 담고 있으면서도 웃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공포와 웃음은 상황에 따라 다르게 그려지곤 한다. 엉뚱한 상상이나 기묘한 캐릭터를 통해 웃음을 유발한다. <차우>는 <괴물>과는 또 다른 형태로 웃음을 선사한다. 만일 동일한 코드의 웃음을 보였다면 오히려 아류라고 이야기를 들었겠지만 그와는 다른 길을 선 보였기에 차우만의 강점이 돋보인다.
- 5인 5색의 캐릭터
괴수 영화에서 보면 늘 그렇듯 괴수에 대항하는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이 영화에서도 그와 같은 캐릭터가 등장하나 그들 면면은 의외성을 지니고 있다.
혈연도 없고 지연도 없으면서 닮은 구석도 없다. 게다가 참여하는 이유도 다르다
다만 하나 차우를 잡고자 하는 외도만은 하나라는 사실이다.
달리 보면 괴수 영화에 나온 각기 다른 캐릭터들이 이 영화 속에서 한 팀이 되었다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
특히 5명의 배우들의 탁월한 연기력은 영화에서 차우가 등장하지 않는 장면에서도 묘한 기대감을가지게 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들이 차우를 잡기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만으로도 은근한 재미가 있다.
차우를 보고
기존의 한국형 괴수 영화와는 또 다른 길을 보여준 영화, 차우
<차우>는 <괴물>이나 <디워>가 보여준 모습과는 다른 길을 선택한다. 화려한 비주얼이나 CG, 가족애, 괴수와의 전면 대결 등에서 보여지는 강렬함보다는 오히려 인간미 넘치는 괴수영화만의 매력을 선보인다. 그래서인지 더 정감이 가는 괴수 영화로 남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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