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결단: 한국 느와르 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다.
개인적으로 누가 더 나쁜 놈이냐에 대한 것보다 부산을 배경으로 한 영화였기에
호기심이 갔던 영화다.
사생결단의 볼거리
한국 느와르 영화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다.
느와르 영화하면 개인적으로 홍콩의 느와르 영화를 좋아한다.
그들의 영화자체의 영상미나 인간 자체에 대한 생각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다만 국내 영화에서 느와르 장르는 그리 흥행하는 장르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다. 느와르 장르의 선상에 있는 <친구> 정도가 흥행작이라 하나 그것 말고 내세울만한 영화가 얼마나 있었나? 사생결단은 그런 면에서 한국식 느와르의 전형을 보여준다.
미국이나 홍콩의 느와르 영화의 특징을 보자면,
혼란스런 시대상, 범죄, 신분상승 욕구, 폭력등의 원초적 본능
우정이나 사랑 인간애 등의 휴머니즘이 주로 다루어 진다. 그러한 의미에서 사생결단은 느와르 영화의 기본적인 요소를 모두다 담고
있다.
IMF 이후의 부산이라는 혼란스런 시대 상황
나쁜 경찰과 나쁜 악당. 유흥가와 마약, 폭력, 돈이라는 말초적인 소재 그 속에서의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이 모두를 지니면서 현재에 있을만한 이야기라는 것이 이 영화의 메리트이다. 꾸며졌다고는 하나 가식이 없으며 거칠지만 진솔함이 배여있기에 매우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영화다. 무엇보다 탄탄한 이야기
느와르 영화는 대개 인물 중심적인 구성이거나 이야기 중심의
구성으로 나뉜다. 이 영화의 경우, 도 반장과 상도를 중심으로한 인물 중심의 구성이라 할 수 있지만, 그 밑바탕에는 바로 탄탄한 이야기가 뒷받침되고 있다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 단순히 선과 악의 대결이란 통속적인 이야기를 거부하고
돈과 SEX, 약물 등 황금만능주의의 산물과, 경찰과 범죄자는 악어와 악어새의 관계로 서로를 견제하고 마약이라는 회전목마에 들어선 순간 죽기전 까지는 말에서 내릴 수 없는 그들의 운명 등 다양한 소재와 이야기를 그려낸다. 이 때문에 이 영화는 더욱더 빛을 발한다는 것이다. 영화 <게임의 법칙>처럼 게임이 끝나기 전까지는 무대를 벗어날 수 없는 게임에서의 말과 같은 신세지만 그래도 그들 스스로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결국 인물 중심의 구도이긴 하나 그 밑 바탕은 사람에 관한 이야기 이기에 그
자체로 볼 가치를 지닌다.
나쁜 남자들의 대결
경찰인 도경장과 약장사인 상도가 서로가 서로를 이용하며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뭐든지 한다는 동시에 한편으로 그들 자신의 다른 한 면인 바로 인간성을 내재하고 있어 이들이 과연 나쁜 사람일까 하는 생각을 주게 한다.
환경으로 인해 나쁜 남자가 된 상도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뭐든 지 하는 도경장이나 결국 현재 자신에 주어진 상황에서 자신에 충실한 사람이다. 선이 항상 성공한다는 권선징악적인 일반적인 내용이 아닌 결국 그와 관련된 모든 것을 해결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거는 이야기이다. 이전 영화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는 만큼 전작의 이미지로 감정이입이 되기 힘들지만, 영화가 점점 진행됨에 따라 몰일도는 배가 된다. 아마도 이들의 명연기에 몰입되는 것을 발견할 것이다. 주연보다 빛나는 조연: 김희라,
추자현
이 영화의 주인공인 황정민과 류승범 역시 빼어난 연기를
보여준다. 하지만, 내 눈에 더 들어온 배우는 바로 김희라, 추자현이다.
오랜만에 영화에 돌아온 김희라의 연기는 그의 삶 그 자체가 고스란히 담아있는 듯한
생각을 가지게 만들었다. 영화에서 말하는 뽕쟁이와 같은 파란만장한 일생 그 자체가 그의 인생과 같은 모습이어서인지 그의 연기에서
담아내는 진솔한 연기는 그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다. 비록 주연이 아니래도 그의 연기는 주연보다 빛나는 조연이었다고 본다.
또 한 명 눈여겨 볼 배우는 추자현이다. 이제껏 드라마에서 주로 약방의 감초같은
역의 조연만 해왔기에 그녀의 연기는 어떤 면에서 아주 단편적인 모습이었다. 그러나, 적어도 이 영화에서는 그녀의 진정한 연기를 발견할 수 있다.
그녀가 선보이는 연기는 비록 남자들의 영화지만, 그 속에 유일한 홍일점으로 이들 사이에서 전혀 굴하지 않는 연기를 선보이기에 주연에 뒤지지 않는
조연이었다고 본다.
물론 이외에도 온주완 역시 이 영화를 빛낸 조연이기도 하지만, 이 둘에 비해선
아무래도 그 존재감이 약했다.
사생결단의 아쉬움
남성영화의 한계성
개인적으로는 약한 게 거의 없지만, 굳이 들자면 이 영화는 지독한 남성 영화이기에
비교적 여성 캐릭터의 비중이 약한 편이다. 물론 추자현이 혼자서 고군분투하지만, 그에 대해 남성 영화 자체에 대한 거부감을 지닌 분에게는 그리
좋은 느낌은 아닐 듯 싶다.
다만 이러한 약점이 이 영화가 나쁜 영화거나 별로인 영화는 아니다. 그것이
아니래도 이 영화의 캐릭터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자체가 그만큼 강렬하기에 상쇄해주는 면이 있을 것이다.
지역색에 따른 기호의 차이
아무래도 지역색이 이 영화를 어느 정도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인지 마이너스 요인이
될 지는 잘 모른다. 다만, 그 자체로 지역색으로 인한 기호의 차이가 있기에 마이너스 요인이 될 확률이 적지 않다. 다만, 지역색이라는 것 역시
기획에 넣고 했던 만큼 이 영화는 그러한 위험 요소를 충분히 생각했으리라 본다.
사생결단을 보고
한국 느와르 영화의 가능성을
발견하다.
솔직히 국내의 느와르 영화를 보면서 기대감보다 실망감이 많았던 건 사실이다. 그건 스타급 배우와 탁월한 배급망들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빈약한 스토리와 어성한 전개가 느와르 영화의 발전 가능성을 막아 놓은 건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적어도 사생결단은 기존의 국내 느와르 영화와는 다른 길을 걷고 있다. 티켓 파워를 지닌 스타급 배우에 비해서 연기력을 바탕으로 한 배우를 선택했고,
빈약한 스토리에서 탄탄한 이야기로 변신을 꾀했다. 거기다 해외 올로케이션등의 방식을 택해 돈으로
치장하기보다는 국내에서 보일 수 있는 이야기로서 무엇보다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기에 그만큼 한단계 더 발전을 꾀했다고 본다.
무엇보다 기존의 흥행하는 소재를 따와서 하는 천편일률적인 이야기에서 다른 방향을 제시했기에 그만큼 더 좋았던 것인지도 모른다. 영화 자체의 현실감이나 있을 수 있는 이야기이기에 그 자체로 더욱더 좋은 모습을 지닌 영화이다. 이야기는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어야 더욱더 그 깊이와 감동이 전해지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아무리 마약장사이든 경찰이든 요는 사람들이다. 그런 만큼 이 영화에서 나오는
사람들 역시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들의 살아가는 이야기이기에 공감할 수 있는 모습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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