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달 : 그녀의 종이달에서 나의 종이달을 떠올리다
일 때문에 혹은 제 게으름 탓에 한동안 영화 보기를 등한 시 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조금은 제가 원하는 것들을 하나 더 집중해보기도 했는데요. 오랜만에 리뷰를 쓸 마음을 가지게 한 영화 한편이 있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종이달의 매력
원작의 매력
가쿠다 미쓰요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했다는 점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영화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다양한 인간 군상을 담아내는데 있어 인상적인 요시다 다이하치 감독
요시다 다이하치 감독의 영화에는 그 만의 매력이 있다.
내가 본 그의 영화 속에서의 인물들은 저마다 영화 속에서 다양한 개성과 삶이 살아 숨 쉰다.
그것이 학원물이든 시대물이든 상관없이 있는 그대로를 담아내고 있기에 난 그의 영화가 좋다.
작품마다 살아 숨 쉬는 여성 캐릭터
요시다 다이하치 감독의 영화에서 가장 돋보이는 건 여성 캐릭터다. 그의 작품에서 등장하는 여성들은 저마다 개성과 그에 따른 디테일한 묘사가 돋보인다.
물론 남성이 없는 건 아니지만 요시다 다이하치 감독의 영화 속 여성 캐릭터는 그만의 독특한 매력이 살아 있다.
종이달이라는 이름의 돈의 맛
종이달이 보여주는 가장 극렬한 건 다름이 아닌 돈이다. 돈이 늘 곁에 있는 은행에서 일하는 직원에게 있어 돈은 참기 힘든 유혹이다.
바늘도둑이 소도둑된다는 말이 있듯
처음에는 아주 사소한 것이며 약간의 선의였지만
점점 커져가는 돈의 쓰임새와 유혹과 그에 물들어가는 군상의 모습
그들의 마음 한 켠에서 커져만 가는 불안과 갈등
그런 모습들이 바로 종이달이 그려낸 돈의 맛이 아닐까.
돈이 보여준 강렬한 맛이 너무나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일본의 현실을 담아내다
돈, 성, 그리고 일본
어느 나라할 것없이 황금만능주의가 점점 일반화되는 추세다. 일본 역시 활금만능주의와 그에 따른 다양한 인간 군상의 모습을 그려낸다.
일본의 고령화 사회의 단면을 담아내다
<종이달>에서 인상 깊게 다가오는 것이 있다면 바로 일본의 고령화다. 내 주위에서는 그런 모습을 본 적이 없기에 알 수는 없다. 하지만 고령화는 일본의 오래된 문제이기도 하다. 또한 우리에게도 한없이 가깝게 다가온 사회현상이기에 눈길을 끈다.
방콕맨이 본 종이달
극 중 그녀와 비슷한 세대 속의 삶을 살고 있기에 더 없이 공감했던 영화
이 영화는 뭐랄까.
사회인인 시점의 내게 있어서는 더없이 공감할 수 밖에 없는 요소들이 넘쳐난다.
조금씩 돈을 모으면서 나만의 꿈을 꾸는 것
회사 일에 치여서 사는 삶
일과 집이외에는 점점 더 좁아지는 현실
그리고 점점 더 한없이 작아져만가는 나
이따금 일탈을 꿈꾸는 나
나의 수많은 모습들이 영화 속에 그녀 혹은 그들에게 언뜻 언뜻 보여지기에 더 없이 공감한 영화.
그녀의 종이달에서 나의 종이달을 떠올리다.
그녀가 겪었던 일련의 모습은 비단 그녀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나를 한 번 돌아보게 했다.
처음에는 사소하게 시작했던 블로그
그렇게 하다가 어느 순간 내가 불어닥친 행운
그로 인해 얻은 한여름 밤의 꿈과 같았던 행운과 행복
그리고 그 순간의 행복에 도취되어 점점 주체할 수 없이 그 곳에 빠져들었던 나
이젠 그 기억들은 과거에 묻혀둔 채 현실을 살아가는 나
비록 그 모습은 다르지만 나에게도 그런 종이달과 같은 경험이 있었기에 더 없이 공감했던 영화다.
나의 종이달은 이미 끝난 건지
아직도 진행중인지
아님 다시금 차오르는지
모르지만 ...
과연 한국이라면
영화를 보고 난 뒤 종이달이 한국에서 있다면 어떤 모습을 할지 묘한 상상을 해 본다.
그녀의 존재가
정규직이냐 비정규직이냐
정리해고 시점이 어느 순간에 일어나느냐
보다 더 다양한 상황이 살아 숨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당신은 종이달 속에 누구인가요?
종이달을 본 이들이라면 영화 속 인간 군상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엿볼 수 있을 지도 모른다.
과연 당인은 그들 속에 누구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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