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디제이 : 소년과 소녀의 사정
한동안 일본 영화를 볼 기회가 그리 흔치 않았는데 조금 지난 영화이긴 하나 개봉된다는 소식에 본 영화. 수년전 부산국제영화제 때 <리틀 디제이> 팜플렛을 우연히 구한 적이 있어서 관심을 가졌던 작품.
리틀 디제이의 매력
일본판 소나기, 리틀 디제이
<리틀 디제이>가 원제목이긴 하나 국내에서는 제목으로 번역되지 않았지만 ‘작은 사랑의 이야기’ 라는 부제를 지니고 있다.
이 영화의 큰 스토리 라인은 바로 소년과 소녀의 풋풋한 러브 스토리를 이루고 있는데 이 모습은 흡사 황순원의 <소나기>를 연상케 한다. 그래서인지 더 마음이 간 영화
기존의 어른 배우들에 비해 전혀 뒤지지 않는 소년 소녀의 명연기
<리틀 디제이>는 어디까지나 소년 타로 (카미키 류노스케)와 소녀 타마키 (후쿠다 마유코)를 중심으로 그리고 있다. 카미키 류노스케와 후쿠다 마유코는 아역 배우로 시작해 오랜 기간 동안 좋은 모습을 보인 만큼 이들의 연기를 그 자체로 매력적이다.
카미키 류노스케는 영화와 애니메이션을 넘나들며 폭 넓은 연기를 선보이는 배우다. 이 영화에서 그는 주인공 타로로서 자신만의 존재감을 보여준다.
개인적으로는 잘 알지 못했던 배우가 바로 후쿠다 마유코인데 매체의 기사에서 일본의 다코타 패닝이라는 이야기를 듣곤 해서 어떤 모습을 보일런지 내심 궁금했는데 실제로 그녀는 영화 속에서 폭 넓은 연기를 보여준다.
온 몸에 붕대를 둘러 싼 채 차가운 눈빛의 미이라
시종일관 맑고 투명한 미소를 보이는 소녀
상반되는 두 가지 모습을 보여주는 그녀의 연기는 너무나 인상적이다.
바로 그 점 때문에 이들의 다음 영화를 기대해 본다.
라디오만의 매력을 살려내다
<리틀 디제이> 속 디제이는 지금의 트렌드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이유인즉 일본에서 유행한 70년대 음악과 그 시기의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소 이질적인 모습이 많이 보이긴 하나 영화 속에서 보여주는 라디오의 매력은 오히려 더 커 보인다.
비록 지금의 라디오 문화와는 다르나 라디오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을 고스란히 살려낸 점 때문에 더욱 각별하게 다가온다. 영화 속 라디오 방송을 들으니 나의 10대 시절 라디오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그래서 더 인상이었던 영화.
리틀 디제이. 그리고, 라스트 콘서트
영화에서는 중요한 복선을 보여주는 영화로 <라스트 콘서트>가 나온다. 이 작품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었던 작품이나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주요 내용을 알 수 있다.
<라스트 콘서트>는 <리틀 디제이>의 이야기와 상당 부분 유사한 흐름을 갖고 있다. 또한 영화에서 중요한 복선으로 자리 잡고 있는데
타마키에게 있어서는 너무나 감동적인 영화로
타로에게 있어서는 마치 자신의 일처럼
그렇기에 소년과 소녀에 있어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영화를 보고 난 뒤 바로 <라스트 콘서트>를 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기분은 뭘까.
마음과 마음을 함께 나누는 영화
<리틀 디제이>에는 아주 특별한 힘이 있다. 그건 바로 극중에서 사람과 사람들 간의 정이 아닐까 싶다.
타로가 병원을 가서
이모와 작은 의사 선생님을 만나고
큰 의사 선생님을 통해 DJ라는 새로운 꿈을 얻는다.
그리고, 중환자실에서 타로가 만난 사람들을 보면
타로의 아버지를 닮은 남자 미치오
거칠지만 속은 따스한 남자 스테츠쿠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타에 할머니
전혀 인연이 없었던 사람들이 병원이라는 곳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어 함께 라디오를 통해 마음과 마음을 나누는 모습을 보면서 영화 속 정을 함께 나누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일전에 아버지가 장기입원을 하셔서 병원에 종종 간 적이 있는데 영화 속의 모습을 겪은 적이 있었기에 더 많이 공감했는지도 모른다.
리틀 디제이의 아쉬움
다소 눈에 뻔히 보이는 진행과 결말
<리틀 디제이>는 70년대 일본을 배경으로 해서인지 모르나 어느 정도 이야기와 결말이 눈에 확 들어오는 편이다. 최근의 트렌드라면 한 방향적 결말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허나 이 부분에 대해 그리 문제 삼지 않고 편하게 즐긴다면 더 마음이 갈 영화라고 본다.
리틀 디제이를 보고
소년과 소녀의 사정, 리틀 디제이
<리틀 디제이>에는 두 개의 이야기 흐름이 있는데 기본적으로 이 영화의 가장 큰 이야기는 소년의 일생을 담은 이야기라 할 수 있다. 다분히 신파극적인 요소를 지니고 있지만 결코 신파극이지 않아 보인다.
그건 바로 소년과 소녀의 맑고 투명한 마음과 사람과 사람간의 소통과 마음의 교류때문인지도 모른다.
그 중에서도 내 눈에 든 건 바로 소년과 소녀의 사랑이라 할 수 있다. 이들의 모습은 흡사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를 연상시키게 해 몰입할 수 있었다. 그래서인가, 어린 시절 남몰래 좋아했던 소녀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덕분에 흠뻑 빠져 지냈던 영화.
소년의 모습에 더 많이 공감하다.
사랑에 대해 자신이 있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나역시 후자에 속하는 사람이기에 그와 같은 경험이 많은 편이었다. 그 때문에 소년의 모습에 더 많이 공감했던 영화.
리틀 디제이를 보고 떠올린 영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리틀 디제이>와는 약간 구도가 다르긴 하나 이들의 순수한 사랑의 모습이 많이 닮았다
마이걸
소년과 소녀의 맑고 투명한 사랑 이야기라는 점에서 상당 부분 닮은 영화
라스트 콘서트
극중에 등장하는 영화. 리틀 디제이의 주인공과 라스트 콘서트의 주인공이 닮았다
리틀 디제이를 보고 떠올린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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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소녀의 맑고 투명한 사랑 이야기라는 점에서 많이 닮아 보이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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