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맨 남아공월드컵원정기. 방콕맨 번지 점프를 하다
안녕하세요, 방콕맨입니다.
한국 VS 그리스 전의 승리에 들뜬 마음을 추스르기도 전에 다시 다음 장소로 이동해야만 했습니다. 실은 대표팀 선수들이 잘했는데 마치 우리가 잘해서 그런 느낌이 든 것처럼 무언가에 취한 듯한 기분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마침 다음 장소로 가는 길에 블루크랑스에 잠시 머물렀습니다. 블루크랑스에는 세계 최고의 번지점프대가 있기에 지원자에 한해서 번지점프할 통신원이 있다면 한 번 해보는 게 어떤가 하는 제안이 있었습니다. 번지점프도 해 본 기억이 없는데 이걸 할 수 있겠냐 하는 생각도 들기도 하고 내가 아니라도 다른 사람이 하겠지 하는생각도 들었죠. 당시 그나마 연장자라서 가서 사진이나 찍을 요량으로 지원했는데 주위에서 그리 하는 사람이 없길래 마지막 한 자리는 결국 자원했습니다.
실제로 번지점프를 하는 곳이 보이는 전망대도 있어서 그 곳에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압도되더군요.
내가 미쳤지,
이런 미친 짓을 왜 했나
하며 마음 속으로 얼마나 자책했는지 모릅니다.
한편으로는 앞으로 또 언제 이런 기회가 올 지도 모르니 안하면 후회할 지도 모른다는 극정적인 마인드로 임했죠.
가는 길에 내가 미쳤어를 수십 번 입에서 되뇌이며 번지 점프대로 향했습니다. 안전 요원이 번지점프 전에 안전 교육을 하면서 뛰어내리기 전에 하고 싶은 거 말할 수 있는 기회도 있으니 꼭 말하라고 합니다. 하지만 영어 울렁증이 있는 저로서는 그게 전혀 귀에 안 들어오지 뭡니까. 함께 간 통신원 덕분에 그러려니 했죠.
가서는 순서대로 뛰는 줄 알았는데 막상 가니 진행 측에서 다시 분류를 하는데 결국에는 저희 팀에서는 마지막 순위로 밀렸습니다.
국내 오락 프로그램에서 보면 번지 점프를 상당히 엄숙한 분위기에서 하는 걸로 기억하는데 그 쪽에서 번지점프를 위해 준비하는 과정은 많이 다르더군요. 함께 춤추면서 분위기도 띄우면서 불안함을 최대한 없애주고 마음을 진정시키게 합니다. 그렇게 하다보니 처음에 가졌던 불안함은 사라지는 게 아닌가요.
잠시 짬을 내어 번지점프를 하러 통신원 일행이랑 함께 기념 사진도 찍으며 서로 포즈는 뭘 할 건지 구호는 뭘 할 건지 얘기하면서 웃음꽃을 피웠습니다. 한 명 한 명 뛰어내리고 드디어 제 차례가 오니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안전요원이 번지점프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해주면서 안전 사항에 대해 얘기합니다만 영어 울렁증으로 전혀 귀에는 안 들어오고 그냥 마음을 비우기만 했습니다. 위에 올라서자마자 무슨 틈도 없이 바로 뛰어 내렸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높은 번지점프 대에서 번지점프를 한 기분은 말로 표현하지 못하겠습니다. 다만 하나 생각 나는 건 이것 해보면 다른 건 그리 어렵지 않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번지점프에 관한 이미지는 현장 촬영이 허용되지 않아 당시 현지에서 사진과 영상을 구매한 것입니다. 사진을 정리하다보니 감회가 새로워지네요.
다음에는 스카이다이빙에 도전해보는 것도 나름 좋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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